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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자립화 최대 수혜자 SMIC, 세계 파운드리 3위로 올라서

인공지능·자동차 수요로 2025년 75억 달러(약 10조3000억 원) 투자 계획
미국 수출 규제에도 7나노 양산·5나노 도전...중국 반도체 자급률 25% 돌파
SMIC 로고와 반도체 칩의 모습. 사진=growbeansprout이미지 확대보기
SMIC 로고와 반도체 칩의 모습. 사진=growbeansprout
미국이 반도체 수출규제를 계속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중심에는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중신궈지)가 있다. SMIC는 매출 기준으로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 파운드리 업체로 올라섰다.
23(현지시각) 그라우빈스프라우트(growbeansprout) 보도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산업은 6년간 이어진 미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자급률 25%를 넘어섰으며, SMIC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첨단 공정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MIC2000년 설립 이후 중국 반도체 자립화 전략의 핵심 수혜자로 자리 잡았다. 2017년 미국이 본격적으로 반도체 무역 제한에 나선 뒤, 중국은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정책, 보조금,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201915%에서 최근 약 25%까지 올랐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 목표에 이르지는 못했다.

SMIC2024년 기준 연 매출 80억 달러(11조 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UMC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20251분기 기준 SMI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 TSMC(62%), 삼성전자(13%)에 비해 격차가 있으나 순위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SMIC 매출의 80% 이상이 중국 내에서 나오며, 중국 내수 호조와 정부의 현지화 정책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첨단 공정 개발· AI 수요로 기술격차 줄이고 있으나 수익성은 아직


SMIC는 현재 7나노 공정에서 칩을 양산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5나노 공정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TSMC와 삼성전자는 이미 2020년부터 5나노 칩을 대량 생산했고, 최근에는 2나노 공정으로 진입하고 있다. SMIC는 첨단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DUV(심자외선) 장비를 활용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다만, SMIC의 수익성은 아직 어려운 과제다. 2024년 기준 총마진은 18%, 순마진은 9.1%로 떨어졌으며, 이는 계속되는 설비 투자와 높은 감가상각비, 정부 보조금 의존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024SMIC의 영업이익 중 87%가 정부 보조금(41100만 달러, 5660억 원)에서 나왔다. 보조금이 없었다면 영업이익은 6200만 달러(853억 원)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SMIC2025년 자본지출을 75억 달러로 확대해 생산 능력과 첨단 공정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투자 규모로,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한다. 중국 내 전기차와 신에너지차 시장 성장, AI 칩 수요 증가가 SMIC 실적을 이끌고 있다. SMIC는 화웨이, 딥시크 등 중국 내 AI 하드웨어 생산을 위한 핵심 파운드리로 떠오르고 있다.

◇ 중국 반도체 자립화 전략과 SMIC의 역할

중국 정부는 '145개년 계획''중국제조 2025' 전략을 통해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SMIC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투자 지원, 세제 혜택,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SMIC는 중국 내 반도체 설계 최강자인 화웨이와의 동맹을 통해 AI, 자동차, 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내수 수요를 흡수하며 성장한다.

SMIC는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첨단 장비 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DUV 장비를 활용해 7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DUV 장비로 5나노 공정 도입도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MIC가 첨단 공정에서 TSMC, 삼성전자에 비해 5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MIC는 자동차, 산업용 반도체 등 레거시 칩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SMIC는 최근 웨이퍼 생산 능력을 18% 늘리며 80% 이상의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해마다 1개의 새 생산공장을 추가할 계획이며, 이는 중국 내 반도체 수요 증가와 정부의 현지화 정책에 힘입은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SMIC의 목표주가를 최근 대폭 올리는 등 성장 전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SMIC의 주가순자산비율(P/B)2.0배 수준이다. 이는 중국의 국가 기술 전략에서 SMIC가 차지하는 전략적 가치를 반영한다. 업계에서는 SMIC가 정부 지원에 많이 의지하고 있지만, 중국 반도체 자립화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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