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신발유통협회(FDRA)가 최근 미 의회에 공유한 재무 시뮬레이션 자료를 인용해 악시오스가 24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관세율이 145%에서 30%로 낮아졌음에도 대부분의 소매업체는 가격을 올리거나 현금 유동성 위기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 시뮬레이션은 FDRA가 의회에 제출한 자료로 미국 대형 유통업체가 중국에서 수입한 아동용 신발을 판매할 경우의 가격 구조를 가정해 작성됐다. 해당 자료는 업계 최고재무책임자(CFO)들과의 검토를 거쳐 작성됐으며 관세 인상 여파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예컨대 소비자 가격 19달러(약 2만5800원)의 아동용 신발 한 켤레는 30%의 관세가 붙을 경우 24달러(약 3만260원)로 가격이 오른다. FDRA는 “대형 유통점에서 쇼핑하는 대부분의 노동자 계층 가정에는 이 가격이 지나치게 부담된다”며 “결국 소비자들은 구매를 미루거나 포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관세 부담은 단일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소비재 전반에서 나타날 수 있어, 소비자 물가와 경기 전반에 부정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FDRA의 앤디 폴크 부사장은 “소매업체들이 ‘이제는 더 이상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 수학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FDRA는 특히 관세가 적용된 후 주문 10만 켤레 기준으로는 약 30만 달러(약 4억800만원)의 추가 자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대출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은행들이 제품 원가보다 높은 세금에 대한 자금 대출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폴크 부사장은 이번 여름, 특히 학기 전 쇼핑 성수기 시즌에 관세 인상의 본격적인 타격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가는 시점에 가격은 더 오를 것이고, 아이들에게 맞는 신발 사이즈를 찾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같은 관세 정책이 결국 미국 내 제조업을 되살리는 데 기여할 것이며 중국 수출업체가 일부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 인상의 거시경제적 여파에 대해선 미국 내에서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는 관세의 영향이 소비자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도 “사전 재고 확보 등 기업들이 취했던 대응 전략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전보다 소비자들의 재정 여건도 악화된 상황”이라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따라 향후 경제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