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주가가 23일(현지시각) 다시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협박을 한 뒤 주가가 장중 3.9% 급락한 193.46달러까지 밀렸다.
지난 9일 이후 처음으로 200달러선도 무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런 요구는 불가능하다며 비판했다.
아이폰에 25% 관세
트럼프는 “애플 팀 쿡(최고경영자(CEO))에게 오래 전 미국에서 팔리는 아이폰은 인도나 그 외 다른 곳이 아니라 미국에서 제조되고 조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미국에 최소 25% 관세를 물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가 아이폰 인도 제조 설비 확충 계획과 관련해 “팀 쿡과 문제가 조금 있다”고 불만을 나타낸 지 1주일 만에 25% 관세 협박이 나왔다.
트럼프는 쿡 CEO를 만나 얘기가 잘 됐다고 생각했지만 애플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공급망을 이동하는 대신 이를 인도로 옮기기로 하자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애플 하청사인 폭스콘은 15억 달러를 들여 인도 아이폰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말이 되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아이폰은 인도에서 들여온다는 것이 애플의 계획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날 이 같은 애플의 계획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25% 관세카드를 꺼내자 애플 주가는 급락했다.
앞서 애플 주가는 트럼프가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튿날인 지난달 3일 주가가 9% 넘게 폭락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을 3000억 달러 넘게 날려버린 적도 있다.
미 생산은 불가능한 동화 같은 얘기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의 아이폰 미국 생산 종용을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23일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노트에서 트럼프의 주장은 실현 불가능한 ‘동화’에나 나올 법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브스는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한다는 생각은 가당치도 않은 동화 같은 얘기”라면서 미 생산은 “비현실적이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생산 라인, 공급망을 이동하는 것은 5~10년이 걸리는 일이라면서 단기간에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한다는 것은 ‘가능성 없는’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아이브스는 그러려면 “헤라클레스 같은 공급망 물류”가 필요하다면서 신화속에 나오는 장사 헤라클레스가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것과 같은 신통한 능력이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에서 아이폰을 만들면 대당 3500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
로젠블랫증권 선임 애널리스트 바턴 크로킷도 트럼프의 요구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크로킷은 트럼프 요구는 현실성이 없다면서 아이폰을 그 정도 규모로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것은 단기간에 불가능하며 적어도 트럼프 임기 내에는 가당치도 않은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애플이 실현 불가능한 트럼프의 요구를 들어주는 시늉을 낼 것이라면서 가능한 최선을 다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로킷은 아마도 애플이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아이폰 일부를 미국에서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아이브스는 트럼프의 관세 협박에도 불구하고 애플 매수 추천을 유지했다. 쿡 CEO가 과거에도 이런 정치적 압박에서 줄타기를 잘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사히 넘어갈 것으로 낙관했다.
특히 올 후반 아이폰17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아이브스는 270달러 목표주가도 재확인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