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대 운반선 항구 대기 중...올 7월 EV 관세 18→25%로 인상 예정
현지 공장 건설 지연에 재고 누적...일본·미국·유럽 업체들 반덤핑 조사 촉구
현지 공장 건설 지연에 재고 누적...일본·미국·유럽 업체들 반덤핑 조사 촉구

7000대 이상의 비야디 차량을 실은 자동차 운반선이 4월 말 중국 장쑤성 항구를 떠났으며, 중국 관영 매체는 브라질 남부 산타 카타리나의 이타자이 항구에 도착하는 데 약 한 달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차량들은 전기차 관세가 인상될 예정인 7월 이전에 브라질에 도착할 것이다.
브라질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ANFAVEA)에 따르면, 올해 초 주로 비야디에서 생산된 4만대 이상의 차량이 이미 브라질 항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비야디 매출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비야디는 2024년 브라질에서 7만6811대의 승용차와 경상용차를 판매해 2023년 대비 4배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비야디는 브라질 정부의 전기차 우대 정책의 최대 수혜자였다. 정부는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를 대중화하기 위해 수입 관세를 면제해 왔지만, 2024년 1월부터 점진적으로 관세를 인상하고 있다. 전기차 세율은 현재 18%이며 올해 7월 25%로 인상될 예정이다. 2026년 7월에는 휘발유 차량과 동일한 35%에 달할 것이다.
브라질에서 오랫동안 자동차를 생산해온 일본, 미국,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비야디의 재고 증가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ANFAVEA는 정부에 즉시 관세를 인상할 것을 촉구했으며,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은 4월 16일 브라질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ANFAVEA는 또한 비야디를 포함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도록 정부에 촉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마르시오 데 리마 레이테 ANFAVEA 회장은 "시장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자유 경쟁을 옹호하고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 해를 끼치는 관행을 방지한다"고 말했다.
비야디는 브라질에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승용차 및 경상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 미만에서 2024년 3.1%, 2025년 1~4월 기간 4.2%로 증가했다. 이는 닛산자동차의 3.5%를 넘어섰고, 혼다자동차의 4.5%, 토요타자동차의 8.2%에 근접한 수치다.
비야디의 재고 축적은 계획된 현지 생산으로의 전환이 지연되면서 가속화됐다. 회사는 55억 헤알(9억7200만 달러)을 투자해 북동부 바이아 주에 브라질 첫 번째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당초 생산은 2024년 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부품 제조를 포함한 본격적인 생산은 2025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지난 12월 브라질 노동부는 중국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비야디와 하청업체에 공장 건설 중단을 명령했다. 노동 당국은 비위생적인 생활 환경과 브라질 법정 제한인 주당 44시간을 초과하는 근무 시간을 발견했다. 건강 피해 사례도 다수 보고됐다.
이후 비야디는 중국 소유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즉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당국에 의해 구조된 노동자 163명을 중국으로 귀환시키고 다른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한 후 건설이 재개됐다.
비야디는 ANFAVEA의 불공정 관행 혐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정부와의 관계 유지에 노력해왔다. 지난 4월 알렉산드르 실베이라 브라질 광산 및 에너지 장관이 중국 비야디 본사를 방문해 브라질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13일 중국에서 회담을 갖고 자동차 산업 관계를 공고히 했다. 중국의 만리장성자동차는 브라질 사업 확장을 위해 60억 헤알을 신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브라질의 대중국 무역 흑자는 올해 초 전기차 및 기타 중국산 제품 수입 급증으로 일시적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러한 변화는 비야디 진출에 대한 반대 증가와 결합돼 브라질 내 중국 자동차에 대한 긍정적 소비자 심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