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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업계, EV 시장 포화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 경쟁

베이징, 저고도 모빌리티 경제 2035년까지 5배 성장 전망
주요 완성차 업체들, UAM 시장 선점 위해 적극 투자
샤오펑(XPeng)의 eVTOL 플라잉카 X2.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샤오펑(XPeng)의 eVTOL 플라잉카 X2. 사진=로이터
중국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EV) 시장의 포화 상태를 넘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베이징 정부의 지원 아래 저고도 모빌리티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15일(현지 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샤오펑(Xpeng)의 계열사인 에어로HT(AeroHT)는 지난주 중국 민용항공국(CAAC)에 첫 번째 비행차를 제작하기 위한 면허를 신청했다. 이미 중국 드론 기업 이항(Ehang)은 승객용 저고도 항공 여행 서비스 면허를 취득한 상태다.

중국 본토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제조업체인 FAW 그룹의 자회사 훙치(Hongqi)를 비롯해 지리 오토모빌(Geely Automobile), GAC 그룹, 체리 오토모빌(Chery Automobile)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드론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상하이의 엔젤 투자자 인란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현재 높은 생산비용과 적은 수요를 감안할 때 수익을 창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기술 발전을 과시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저고도 경제는 지상 1000m 미만에서 운항되는 항공기를 운영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이 분야는 도시 안팎의 항공 연결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지원이 본격화된 2021년부터 성장 추세에 있다.

중국 민용항공국은 정책 지원과 기술 혁신, 투자 증가에 힘입어 중국의 저고도 경제 규모가 2024년부터 2035년까지 5배 이상 증가한 3조5000억 위안(약 48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어로HT는 후면에 전기 수직이착륙(eVTOL) 항공기를 탑재하고 충전할 수 있는 전기 미니밴인 '지상 항공모함'을 개발 중이다. 생산 시설은 70% 완료됐으며 올해 4분기에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스타트업은 약 20만 달러 가격의 비행차를 5000대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훙치와 지리는 자체 자동차 공급망과 전기화, 디지털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이항과 DJI 같은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드론 부문에 진출했다. 1950년대부터 중국 국가 지도자용 차량을 생산해온 훙치는 미래 모빌리티에 적응하기 위한 '올인' 전략의 하나로 비행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국영 자동차 제조업체 GAC는 지난해 12월 GOVY AirJet이라는 최초의 복합 날개 비행 자동차를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최대 20㎞의 도로 여행에는 GOVY AirCar를, 최대 200㎞의 항공 여행에는 AirJet를 사용하는 로보-에어택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지리는 2020년에 무인항공기(UAV)와 승객용 eVTOL을 생산하는 자회사 Aerofugia를 설립했다. 관광·의료 구조를 위한 저고도 교통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운영 비용은 기존 헬리콥터보다 약 20~33% 저렴하다고 CEO 궈량은 설명했다. 지리는 내년 하반기 청두에서 시험 비행을 시작하고, 2030년 이후 대규모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안 자동차는 지난해 말 eVTOL의 연구개발, 제조, 판매, 운영에 대해 이항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양사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합작투자 기업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

체리는 지난해 10월 안후이성에서 열린 글로벌 이노베이션 콘퍼런스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 약 80㎞에 걸친 시험 비행을 완료했다. 이 비행 자동차는 스티어링 휠이나 가스 페달이 없으며, 자율비행 모드와 주행 모드 간 전환이 가능해 도시 내 짧은 통근 거리에 적합하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2024년 중반 이후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포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 업계는 저고도 모빌리티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며 글로벌 항공 여행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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