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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만 수수료 변수 속 韓·中 조선 수주 '희비'…中 대형선 집중·韓 피더선 약진

코스코·시스팬, 수십억 달러 규모 中 조선소 발주 강행
HD현대·삼성, 피더선 중심 수주 증가…"美 수수료가 경쟁 환경 변화시켜"
중국 코스코(COSCO)가 자회사 OOCL 브랜드를 위해 다롄 코스코 KHI 조선(DACKS) 등 자국 조선소에 대형 컨테이너선을 추가 발주했다. 사진=DACKS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코스코(COSCO)가 자회사 OOCL 브랜드를 위해 다롄 코스코 KHI 조선(DACKS) 등 자국 조선소에 대형 컨테이너선을 추가 발주했다. 사진=DACKS
미국 정부의 중국산 선박 대상 항만 수수료 부과 가능성에도 중국계 대형 선사와 글로벌 용선 업체는 중국 조선소에 대규모 발주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 조선업계는 중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피더선(소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수주를 늘리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일(현지시각)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선사 시스팬(Seaspan)은 최근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산하 상하이 와이가오차오 조선소와 1만 36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과 해당 선박을 사용할 운영 선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스팬은 약 200척, 230만 TEU 규모의 선대를 운영하며 연평균 10%에 가까운 선복량 증가율을 기록 중인 주요 선박 임대 회사다.

중국 국영 해운사인 코스코(COSCO) 역시 자회사 OOCL(Orient Overseas Container Line)을 통해 30억 달러(약 4조3125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 1만8500TEU급 메탄올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14척을 발주했다. 이 선박들은 코스코 산하 조선소인 난퉁 코스코 KHI 조선(NACKS)과 다롄 코스코 KHI 조선(DACKS)에서 건조돼 2028년 3분기부터 2029년 사이에 인도될 예정이다.

해운 분석기관 알파라이너는 코스코가 현재 총 50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해 놓은 상태이며 벌크선과 탱커 선대 확장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산 선박에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면, 이들 선박이 미국 항만에 기항할 때마다 선사는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국 조선소를 향한 대형 발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

◇ 美 수수료 압박에도 中 발주 지속…대형선 위주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조선소들은 피더선 분야에서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항만 수수료 위협에 대한 일부 선주들의 선제적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소형 컨테이너선 22척(약 18억 달러)을 수주했는데, 이 중 18척(12억7500만 달러)은 피더선이다. 해당 물량은 그룹 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나누어 건조해 2028년 하반기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HD현대그룹은 올해 들어 현재(5월 2일 기준)까지 총 49척, 61억6000만 달러(약 8조8550억 원)를 수주해 연간 목표액 180억 달러(약 25조8750억 원)의 34%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 또한 지난주 약 3억9500만 달러(약 5678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2척을 추가 수주했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수주 실적은 총 18척, 약 26억 달러(약 3조7375억 원)로 집계됐다.

◇ 韓, 피더선 '틈새시장' 공략…수주 실적↑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항만 수수료 (부과 움직임)가 중국 조선소와의 경쟁 환경을 공평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중국 조선업체들은 낮은 비용을 이점으로 내세워, 한국 조선소들은 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암모니아 운반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잠재적 수수료 부과가 피더선 등 중소형 선박 시장에서 한국 조선소의 경쟁력 확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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