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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페이스X, 10억 달러 규모 위성통신 시장 놓고 충돌

휴대전화 사각지대 해소 경쟁 심화... 스타링크 550개 위성 vs 글로벌스타 신규 함대 개발
2024년 5월 6일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23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저궤도로 운반하는 SpaceX 팰컨 9 로켓이 발사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5월 6일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23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저궤도로 운반하는 SpaceX 팰컨 9 로켓이 발사되었다. 사진=로이터
애플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통신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위성통신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두 기술 거물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산악지대나 바다 등 일반 통신망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통신할 수 있게 하는 기술과 인프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0(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기업이 각자 구축한 위성통신 시스템이 충돌하고 있으며, 특히 제한된 전파 스펙트럼 권리를 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쟁은 단순한 기술 대결을 넘어 미국 통신규제당국까지 끌어들이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위성 운영업체 글로벌스타(Globalstar)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 투자는 글로벌스타가 애플의 아이폰 서비스를 지원하는 새로운 글로벌 위성 함대를 개발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WSJ에 따르면, 애플의 위성 서비스는 사용자가 이동통신 신호가 없는 지역에서도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긴급 구조에 전화를 걸 수 있게 한다.

"이 기술은 이미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라고 애플은 성명에서 밝혔다. "이러한 위성 기능은 통신사 제품을 보완하도록 설계되어 사용자가 연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을 제공한다"고 애플은 강조했다.
한편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서비스를 통해 휴대전화 연결을 제공하는 550개 이상의 위성을 이미 발사했다. 20228, 스페이스XT-모바일은 텍사스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외딴 지역에서 상시 문자 메시지를 제공할 계획을 발표했다.

◇ 치열한 스펙트럼 경쟁과 규제 갈등


두 기업은 위성 통신에 필요한 귀중한 전파 스펙트럼 권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애플의 우주 투자가 머스크의 분노를 샀으며, 스페이스X가 애플이 자금을 지원하는 위성 확장 노력을 중단하도록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압력을 가했다고 전했다.

최근 FCC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애플의 자금 지원을 받는 새로운 위성 네트워크에 특정 스펙트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하는 글로벌스타의 신청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페이스X는 애플 사용자의 비상 신호를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전파가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자원이라고 주장했다.

갈등은 최근 몇 달 동안 더욱 심화되었다. WSJ이 접촉한 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페이스XT-모바일이 아이폰에서 스타링크를 제공하기 위해 애플의 협력을 구했고, 이에 양사는 팽팽한 논의 끝에 스페이스XT-모바일의 위성 휴대전화 서비스가 최신 아이폰에 원활하게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이 서비스는 올 여름 출시될 예정이다.

WSJ은 애플과 스페이스X 경영진이 아이폰과 스페이스X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것에 대해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지만 그러한 거래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운영을 통해 애플보다 훨씬 더 많은 위성에 접근할 수 있으며, 업계 지도자들은 글로벌스타만으로는 아이폰 제조사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의 기업 개발 담당 부사장인 아드리안 페리카는 회사들이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스페이스X와 상호 작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그의 역할에 정통한 사람들이 전했다.

◇ 기술 거물 간 경쟁 심화

위성 통신 서비스를 둘러싼 두 기업의 불화는 글로벌 기술산업의 두 거물인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 중 하나의 대결로 부각되고 있다.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연결성을 제공하는 것은 아이폰 판매 증가나 스타링크 서비스 채택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사업 영역이다.

이와 관련해 WSJ은 두 기업이 각자의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애플의 위성 서비스 파트너인 글로벌스타는 아이폰에 애플의 오프더그리드(통신망 외부) 연결을 제공하는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스페이스X를 고용했다. 또한, 스페이스XT-모바일은 자사 제품을 아이폰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WSJ이 접촉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수년 동안 더 많은 스펙트럼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위성 제공업체와도 논의해 왔다. 애플은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위성 사업자 에코스타(EchoStar)에 대한 투자를 모색하여 아이폰 연결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위성과 스펙트럼을 확보하려 했다고 한다. 또한, 애플은 이전에 보잉과 함께 위성 계획을 세웠지만 진전되지 않았으며, 이 항공우주 회사는 WSJ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한편 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애플이 X와 같은 타사 앱의 배포를 통제하는 방식에 대한 좌절감으로 스마트폰을 직접 만드는 것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그의 계획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말했다. "전화기를 만든다는 생각은 나를 죽고 싶게 만든다"고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를 위해 선거 유세를 하는 동안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청중에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전화기를 만들어야 한다면, 우리는 직접 스마트폰 제조에 나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머스크가 경쟁 기업의 플랫폼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음을 말해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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