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와 닛산 자동차의 경영통합 협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요미우리 등 일본 외신이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닛산이 혼다의 자회사화 방안에 강하게 반발하며 통합 결렬 가능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혼다는 2월 1일까지 닛산을 자회사화하는 방안을 타진했는데, 이에 경영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닛산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통합 협의 자체를 파기할 수 있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닛산 간부는 4일 “양측 주주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경영통합 논의는 더 이상 무리”라고 강경한 어조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와 닛산은 지난해 12월 2026년 8월까지 새로운 공동지주회사를 설립, 이 회사의 산하로 들어가 양사를 상장 폐지하는 방향으로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닛산의 구조조정 진행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이에 회의감을 느낀 혼다가 닛산을 자회사로 만들어 주도권을 쥐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닛산 측은 지난 주말 이후 협의 끝에 자회사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혼다 측도 타진 거절 시 협의 파기도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양사는 당초 1월 말까지 협의 방향을 수립할 방침이었으나 지난달 말 이를 2월 중순으로 연기할 것을 밝혔다.
닛산 측 관계자는 4일 “파기되지 않기를 기대하지만 경영통합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혼다 측 관계자도 “닛산은 긴장감이 부족하다.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여유가 혼다에도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최근 실적 악화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는 닛산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체 9000명의 인원 감축 등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태국, 자국 내 자회사에서 생산체제를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전했지만, 혼다 측은 이 구조조정이 불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혼다의 미베 도시히로 사장은 “(혼다와 닛산이) 자립한 두 회사의 자회사가 되지 않으면 경영통합이 성사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