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올해 값비싼 미국 기술주를 매수하는 대신 저렴한 미국 이외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BofA의 마이클 하트넷 최고 투자전략가는 그동안 시장을 선도했던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이 올해는 시장을 후행하는 '래그니피센트7(Lagnificent7)'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7'은 1960년대 서부 영화 ‘황야의 7인’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및 테슬라를 일컫는다.
하트넷 전략가는 지난 2022년 말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70% 랠리를 이끈 미국의 7대 기술주를 지칭하면서 ‘M7’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하트넷은 투자자 메모에서 이제 M7이 시장 수익률 대비 뒤처지면서(Lag) ‘래그니피센트7(L7)’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1월에 미국 증시에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된 이후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과도하게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지출이 정점에 달할 전망이고 그동안 미국 주식이 다른 국가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인 초과 재정 지원과 이민이 올해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예외주의는 이제 미국 주식이 예외적으로 비싸다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매그니피센트7'이 '래그니피센트7'으로 바뀌면서 미국과 글로벌 주식 및 신용 시장의 확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트넷 전략가의 이러한 신중한 시각은 올해 미국 증시에 대해 낙관론 일색인 월가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월가의 대다수 전문가는 S&P500 지수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M7 주식의 지배력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급부상으로 미국이 AI 혁신에서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로 M7 주식은 크게 흔들렸다.
반대로 기술주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유럽의 벤치마크 지수인 범유럽 스톡스600 지수는 올해 S&P500 지수 상승률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트넷 전략가는 유럽과 일본 은행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두 부문 모두 글로벌 비즈니스 활동이 전환점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저평가되고 외면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유로스톡스 은행 지수는 2007년 정점 이후 67% 하락했고, 일본의 토픽스(TOPIX) 은행 지수는 1989년 고점 대비 74% 하락했다.
하트넷은 또한 경제 성장률 회복에 대비해 원자재, 하이일드 채권, 해외 주식 및 광산업과 같은 '구경제(old-economy)' 부문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