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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AI 설계 신약, 올해 임상시험 시작"...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시대 개막

구글 딥마인드 CEO "알파폴드3로 맞춤형 치료제 개발 가능"
노벨상 수상 신경과학자, ‘뇌 연구 혁신될 것’ 전망
2023년 7월 17일에 촬영된 이 그림에는 로봇 미니어처와 'Pharmaceutical Research - AI Artificial Inteligence'라는 단어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7월 17일에 촬영된 이 그림에는 로봇 미니어처와 'Pharmaceutical Research - AI Artificial Inteligence'라는 단어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디지털 기술과 과학의 미래(Future of Digital Technology and Science)' 세션에서 "인공지능(AI)이 설계한 신약이 2025년 내 임상시험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인도 경제전문 매체 피먼츠(PYMNTS)가 보도했다.

허사비스 CEO는 "이번 임상시험 대상 약물은 알파벳이 2021년 설립한 생명공학 기업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에서 개발하고 있다"면서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혁신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AI 기반 신약 개발이 주목받는 가운데, 리서치앤마켓츠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539억 달러 규모인 글로벌 임상시험 시장은 2034년까지 연평균 5.7% 성장해 946억8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허사비스 CEO는 "현재 대규모 언어 모델이 주목받고 있지만, 과학 분야에서 AI의 활용 범위는 언어 모델이나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인 알파폴드(AlphaFold)를 넘어 훨씬 더 광범위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세션에 참석한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아르뎀 파타푸티안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 Institute) 신경과학 교수는 "알파폴드는 내가 경험한 과학 분야에서 가장 획기적이고 빠른 발전 사례"라며 "과거에는 단백질 구조 규명에 박사과정 학생이 5년을 투자해야 했지만, 이제는 단백질 서열만 입력하면 즉시 3차원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사비스 CEO는 "알파폴드는 현재까지 과학계에 알려진 2억 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했다"면서 "기존 실험 방식으로는 약 10억 년이 필요한 작업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신 버전인 알파폴드3는 단백질과 다른 단백질, 리간드(ligand), 디옥시리보핵산(DNA)/리보핵산(RNA) 사이의 상호작용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타푸티안 교수는 "신경과학계는 AI 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수십 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인간 뇌의 작동 원리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300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의 행동은 예측할 수 있지만, 더 복잡한 생물의 사고와 의식을 예측하는 것은 신경과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허사비스 CEO는 "알파폴드3의 다음 연구 목표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며 "이는 환자 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대사에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생물학 연구에서 가상 세포 시뮬레이션이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타푸티안 교수는 "현재는 세포에서 단백질을 분리해 구조를 분석하기 때문에 자연 상태의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서 "세포 전체를 관찰하며 단백질의 실제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면 생명 현상의 이해가 크게 진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개발 시기에 대해 허사비스 CEO는 "5~10년 내 실현될 수 있지만, 완전한 추론·계획 능력과 진정한 창의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1900년대 아인슈타인이 보유한 지식을 바탕으로 일반 상대성 이론을 도출할 수 있는 AI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AGI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진정한 창의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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