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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트럼프의 마가노믹스, ‘미국 달러’ 세계적 신뢰 흔드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20일(현지 시각) 미국 대통령으로 두 번째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이른바 ‘마가노믹스(MAGAnomics)’의 여파로 전 세계 경제 흐름과 미국 달러화 지위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마가노믹스의 시행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이 증폭될 가능성과 함께 달러 중심의 국제 경제 질서가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인도 시사주간지 프런트라인에 따르면 정부효율부, 불법 이민자 추방, 동맹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부과하는 고강도 관세 등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공언한 다양한 경제 정책들이 앞으로 구체화되면서 미국의 경제적 주도권은 물론 세계 달러화 시스템의 안정성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도 “트럼프는 포괄적인 경제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선거 유세 중 내뱉은 약속과 위협에 기반해 전망을 예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프런트라인에 따르면 트럼프의 재집권은 그의 독창적 정치 전략의 결과라기보다는 미국이 신자유주의 시대를 거치며 겪은 구조적 위기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자유주의는 시장 자유화와 경쟁을 내세웠으나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은 부진하고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됐으며 실업률과 임금 정체 문제가 악화됐다는 것.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양당 정치가 시민들의 불만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트럼프와 같은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부상했다는 얘기다.
인도 매니토바대학교의 라드히카 데사이 교수는 "트럼프는 정치적 행위자라기보다는 미국 위기의 표상"이라면서 “그의 행동은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안의 표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의 재집권을 지탱하는 주요 요인은 신자유주의의 패러다임 속에서 대두된 대중적 분노를 중국과 이민자 등 외부 요인에 전가한 데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좌우할 또 다른 주요 변수는 그를 지지하는 자본가 집단의 구체적인 요구와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데사이 교수는 자본가 세력을 ‘전통적인 개념의 기업가’와 ‘전사적 기업가’로 나누면서 전자는 기존 신자유주의 질서에 안주해왔던 반면, 후자는 규제 철폐와 세금 감면을 더욱 강력히 요구하며 반민주적 경향을 드러내는 세력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는 전사적 기업가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 해왔으나 양측 모두 궁극적으로는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을 지지하기 때문에 두 집단 간의 갈등이 과장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프런트라인은 전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정책이 국제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크게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프런트라인은 지적했다.

첫째, 세계 다수국의 부상이다.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브릭스 국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의 경제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특히 중국은 세계 대다수 국가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하며 미국 중심의 경제 구조에 도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 미국 동맹국들의 불안감이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 이후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동맹국의 정부가 교체되는 등 미국의 리더십을 수용하기 어려워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셋째, 미국 경제의 구조적 약점이다. 달러화 중심의 금융 시스템이 투기와 비생산적 금융 활동에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데사이 교수는 "미국 경제는 과대평가된 자산 시장과 약화된 생산 구조로 인해 더 이상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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