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급증하면서 휘발유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승용차협회(CPCA) 공식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동안 중국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전체 승용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러한 추세가 수송용 연료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져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주요 에너지 기업과 은행 및 학계를 중심으로 석유 수요에 대한 전망이 바뀌고 있다.
석유 소비량이 정점을 찍은 후 긴 정체기가 이어진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는 더 뚜렷할 것이란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중신동방금융투자(CITIC 퓨처스)는 중국의 휘발유 소비량이 2030년까지 매년 4~5%씩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전 세계 석유 수요의 거의 20%를 차지하며 그 중 휘발유의 비중이 약 25%다.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산업용 수요 감소에 더해 운송 부문에서도 수요 급감 전망이 가세해 휘발유 소비량이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20여 년 동안 전 세계 석유 시장이 중국의 수요에 의존해 왔던 만큼 주요 소비처인 중국의 수요가 감소할 경우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대중 시장에서 전기차로의 이행이 만연하면서 중국 휘발유 수요가 2025년부터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신동방금융투자는 중국의 휘발유 수요가 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회사는 10월 말 투자자 메모에서 연비 개선, 정점에 도달한 자동차 보유율 및 전기차 보급이 휘발유 수요 감소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최대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 산하의 기획 및 공학연구소 선임 엔지니어인 뤄 옌퉈는 ”올해가 중국 정제유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휘발유 소비가 정점을 찍은 후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휘발유차의 도로 운행 대수가 이르면 내년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앤더스 호브 중국 연구원은 현재 중국에서 도로를 달리는 모든 자동차의 약 10%를 신에너지 차량이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에너지 차량의 비중이 2027년에는 20%를 넘어 2040년대에는 10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브는 이에 따라 중국의 석유 수요가 현재 하루 350만 배럴에서 2040년에는 100만 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