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새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지지하고 나섰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인 마이크 리 의원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 대한 응답으로, 머스크는 동의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100' 이모티콘을 게시했다. 리 의원은 자신의 게시물에 '연준을 끝내라'라는 문구를 삽입했으며,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에 대한 압박 캠페인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을 요청하더라도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준 의장과 대통령 당선인 간의 갈등 관계가 다시 깊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의 독립성은 미국 경제의 미래 건강에만 근거해 이자율을 인상하거나 인하하는 등의 통화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동안 전통을 깨고 파월 의장과 그의 정책 결정을 공개적으로 폄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2024년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트럼프는 백악관에 다시 입성하게 되면 연준 정책에 참여할 생각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지난 8월 플로리다의 마라라고(Mar-a-Lago) 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최소한 한 발언권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는 내 경우 많은 돈을 벌었고,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많은 경우 연준이나 의장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머스크의 발언은 이런 트럼프의 입장과 일치하며, 새 행정부에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머스크는 이전에도 트위터(현재 X) 인수 후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금리를 인상하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일자리 감소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머스크의 발언은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논란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미국 경제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