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피난민을 대상으로 성매매와 노동착취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인신매매 및 착취행위가 위험 수준에 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고향을 등지고 피난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국민은 1200만명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피난민의 대다수는 여성과 어린이다.
◇러시아군의 우크라 여성 대상 성폭력
피해자들의 신고 등을 통해 유엔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에게 강간을 저지르는 등 성폭력을 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유엔여성기구의 보고가 올라왔을 정도.
당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한 러시아군의 야만적인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 필요성에 프랑스, 노르웨이, 독일 등이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보고서를 제출한 시마 바하우스 유엔여성기구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징집병은 물론 용병까지 우크라이나 전선에 마구잡이로 투입하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잔인한 행위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 흩어진 우크라 피난민의 위험한 상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 보이스(VOICE)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유럽의 여러나라로 흩어진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행위가 시간이 흐를수록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에서 실무자로 일하는 멘디 마시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현재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여성 대상 인신매매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전부터 분명히 문제가 됐던 일이지만 전쟁 이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군이 여성을 대상으로 저지르고 있는 범죄 뿐 아니라 전쟁을 피해 몰도바, 폴란드, 루마니아, 벨라루스,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우크라이나와 이웃한 유럽국으로 피난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인신매매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마시는 “성착취에서 인신매매, 노동착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착취 행위에 피난 중인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노출돼 있는 실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피해자가 많은데 비해 실제로 접수되는 피해 건수는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피난길에 오른 입장에서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서는 노동착취 같은 것을 당해도 불이익을 염려해 신고하거나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국가가 도와줄 수 없는게 피난민의 처지라 피해를 뻔히 당하면서도 별 수 없이 감내하고 있다는 얘기다.
VOICE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상대로 인신매매를 저지르는 자들은 주로 소설미디어를 통해 피해자를 모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 따르면 유럽의 성매매 현장에 투입된 여성의 약 40%가 소셜미디어를 비롯해 인터넷을 통해 꼬임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