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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경영학]”제주 골프장이 생존하려면 '相生'해야죠”...'미다스 손' 이재학 서귀포팬텀 CEO

-페어웨이 잔디 장성 잔디 중지로 교체
이재학 서귀포팬텀 골프&리조트 대표이사.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이재학 서귀포팬텀 골프&리조트 대표이사.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모든 역경(逆境)은 그 역경에 걸맞거나 더 큰 번영의 씨앗을 간직하고 있다.”-'책의 힘(애덤 J.잭슨)' 중에서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듯 견고하던 골프장의 성벽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3월 들어 봄 기운이 완연하지만 골프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초호황을 누리던 무풍지대(無風地帶)의 골프장이 펜데믹이 끝나면서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MZ세대는 떠나가고, 돈을 써야할 시니어들은 경기 불황을 맞으면서 지갑을 닫아버리고 있다. 특히,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았던 그린피 등 골프비용이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골퍼들은 여전히 체감온도를 느끼지 못하면서 가성비 높은 동남아 골프투어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나마 수도권 골프장들은 나은 편. 인구절벽을 실감하는 지방 골프장은 죽을 맛이다. 특히, 제주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문만 열어 놓으면 장사가 되던 시절은 지났다. 남의 일처럼 뒷짐지고 강건너 불구경만 하기에는 속이 타들어 간다. 대책이나 묘안을 강구해 살길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골프장들은 '무엇을, 어떻게' 변화를 시켜야 할까.

최근 '기시회생'한 제주 서귀포시 서귀포팬텀 골프&리조트 이재학 대표이사(62)를 만나 '골프장의 생존전략'을 들어봤다. 서귀포팬텀은 제주도에서도 '숨만 겨우 쉬고 있었던' 개장 휴업의 골프장이었다. '구원투수' 이재학 대표를 만나면서 목숨을 담보로 오늘, 내일하며 장기 입원 환자처럼 병실에서 목숨만을 부지하던 서귀포팬텀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그는 그리스 신화의 미다스 왕이 만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능력에서 유래한 '미다스 손(Midas touch)'으로 불린다.

시간을 잠시 되돌려 보자.
사실 서귀포팬텀은 우리들 컨트리클럽으로 개장한 제주 서귀포 산록남로 2914번지에 자리 잡은 골프장이었다. 108만7729㎡(약 32만평)에 18홀 국제 규모의 정규코스로 오픈했다. 우리들병원그룹이 모기업이었던 프리미엄 골프장으로 2008년에 오픈했다. 개장 전부터 국내에서는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를 설계한 세계적인 코스디자이너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설계한 골프장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회원제 골프장이던 우리들CC는 VIP 명사들로 회원들이 구성돼 소위 '콧대 높은' 골프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한라산과 제주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풍광이 압도적인 천혜지형을 갖춘 코스에다 코스의 적당한 난도로 플레이의 즐거움을 주며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명품을 만들어 놓고도 망가트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비단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 골프장들이 기업주나 CEO를 잘못 만나면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리들CC도 예외는 아니다. 더욱 우리들CC는 골프장에 대해 문외한인 CEO가 맡으면서 치유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다. 결정타는 전국골프장에 패닉 상태를 몰고온 폭염과 폭우였다. 소위 양잔디인 켄터기블루그래스로 페어웨이를 조성한 골프장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땅을 갈아엎어야 했다. 잔디가 전국을 강타한 폭염을 버티지 못하고 '고사(枯死)'를 한 것이다.

우리들CC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들CC는 '삼중고(三重苦)를 겪어야 했다. 복구 불가능한 상태의 잔디도 문제였지만 하나, 둘 떠난 직원들이었다. 가장 난항인 것은 자금이었다. 골프장 경영부실로 인해 잔디로 뒤 덥혀 있어야 할 페어웨이가 흙밭이 된 것처럼 자금은 바닥을 드러냈다. 악순환의 시작점이었다. 코스가 엉망이니 고객의 발길은 끊어졌고, 수익은 악화됐다. 월급조차 주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직원을 말 없이 떠났다.
서귀포팬텀 클럽하우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서귀포팬텀 클럽하우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이재학 대표가 우리들CC에 발을 들인 것은 2024년 말이었다. 회원제에서 대중형으로 전환한 5년 뒤였다. 그런데 누가 봐도 코스는 한심해 보였다. 잡풀 반, 잔디 반이었다.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뭔가 변화를 주고 싶어도 자금력이 뒷받침을 해주지 못했다. 속수무책으로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지난해 여름 극심한 잔디 피해로 더 이상 영업이 불가능해지자 손을 댈 결심을 한 것이다. 잔디는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였고, 일할 직원도 없었다. 영업을 해야 수익이 생기고, 비단 월급뿐만 아니라 골프장을 정상으로 운영을 할 텐데,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극한 상황까지 치달은 것이다. 금융권의 이자는 쌓여만 가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재학 대표는 경영을 맡고 나서 '내가 과연 이 골프장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생각만 한다고 해결될 일이 있나요? 내가 선택해 골프장에 발을 디뎠으니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일단 순서를 정했죠.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까 하는 것을 정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무엇보다 골프장의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해결 방법을 모색했죠.”

그는 알았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골프장은 '절망의 늪'으로 빠져든다는 것을. 경영부실의 원인을 알았으니 계획이 필요했다. 집을 지을 때 설계도면이 필요하듯 골프장을 살리려면 '완벽한 계획'이 우선돼야 했다. 무엇보다 체계적인 행동 계획이었다. 모든 기업이 그렇듯 골프장은 각 부서에 전문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그리고 죽은 코스를 살리려면 자금이 있어야 잔디를 비롯해 비료 등 원부자재를 살 수 있다. 이것만 해결하면 숨통을 조금은 틔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한 가닥 희망의 끈도 놓지 않았다. 쉽지는 않았지만 금융권에서 자신의 인맥을 최대한 동원해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런 뒤 인력을 충원했다. 중대한 결정은 잔디를 갈아엎는 것이었다. 기후변화를 감안하면 제주도는 더 이상 한지형 잔디인 켄터키블루그래스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제주도 날씨로는 더 이상 켄터키블루그래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은 실감했습니다. 페어웨이는 맨바닥을 드러냈고, 고객들의 발길은 끊긴 상태였습니다. 경영 악화로 존폐의 기로에 섰죠. 고객을 받을 수 없어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무조건 한국잔디인 중지로 교체해야 한다고 밀어붙였죠. 하지만 주변의 다른 골프장에서는 '10월이 넘어가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기온이 내려가 잔디 뿌리가 내리기가 쉽지 않아 이재학 대표는 실패할 것이 뻔하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응원보다는 흠집을 내기에 바빴죠. 잔디를 교체하기로 하고 10월 중순에 전남의 장성 중지 전문회사인 파아란잔디영농조합(대표 강성균)을 찾아가 그간 사정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부 잔디 값을 '외상'으로 하자는 것이었죠. 가까스로 뗏장 형태로 장성 잔디를 받아 단시간에 깔기 시작한 겁니다. 잔디가 튼튼하게 살길 기도하면서 일단 일을 벌였으나 모든 것은 하늘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서귀포팬텀 코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서귀포팬텀 코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그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믿기로 한 것이다. 또한, 삶이 힘들 때마다 떠올리는 미국 시인 월터 D. 윈틀의 詩 '생각하는 대로(Thinking)'를 떠올렸다.

'당신이 남보다 뒤처졌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그런 것입니다.

높이 올라가려면 당신의 생각을 높게 가져야 합니다.

당신이 어떤 승리를 거두기 전에는

반드시 '당신이 패배했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패배한 것입니다.

당신이 도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못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이기고 싶지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이기지 못할 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당신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이미 졌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발견하게 되는 사실은

성공은 사람의 의지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삶의 싸움에서의 승리는 언제나

더 강하거나 더 빠른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승리하는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자신을 최대한 신뢰했다. 그는 가슴에 늘 품고 있는 '모든 가능성을 다 시도해 보았다고 생각할 때, 이 한 가지를 명심하라. 여전히 가능성을 남아 있다'는 신조를 굳게 믿었다.

이것이 성공한 것일까. 남코스 9개홀에 난지형 한국토종 중지 잔디가 다 깔리고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공사를 마치고 이재학 대표는 권선옥 경영지원 본부장, 장정은 운영본부 본부장, 그린키퍼 등 임직원 및 캐디들과 카트를 타고 홀을 돌아봤다. 9홀을 모두 돌은 뒤 이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들은 너무 기쁘고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잔디를 납품한 잔디박사 강성균 대표도 코스를 돌아보고 잔디 활착과 생육에 놀랐다고 할 정도였으니까 절반은 성공한 셈이었다.

2개월에 걸쳐 북코스까지 18홀에 잔디를 모두 깔은 다음에 뗏장의 틈 사이를 메우고, 잔디를 이어주느라 하루가 멀다 하고 모래를 뿌리고 롤링 작업을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잔디를 조성한 뒤 적당히 비도 뿌려줬고, 지난 8, 9일에는 대취를 제거하기 위해 이틀간 그린의 갱신 작업을 실시했다. 갱신 작업은 토양의 답압, 고결화, 대취, 수분 불균형 등을 개선해 잔디 생육과 그린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작업으로 에어레이션과 코어링의 통기작업과 버티컷 등을 통해 대취 제거를 한다.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그린 관리의 핵심인 대취 제거 작업을 했습니다. 잔디를 깎은 예지물(클리핑)과 그린 밑에 죽거나 살아있는 식물체의 새싹, 줄기, 뿌리의 혼합 유기물인 대취를 제거해 통기와 투수성을 높이고, 잔디 생육과 저온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죠. 잭 니클라우스의 설계 특징 탓에 코스가 조금 까다롭니다. 이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그린의 빠르기는 스팀프미터기로 측정했을 때 2.8~3 정도는 유지하려고 합니다. 페어웨이의 관리가 조금 떨어져도 고객들은 그린 빠르기에 만족하며 골프장에 대해 좋은 평가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죠. 다만, 고객들이 너무 어렵거나 까다로운 그린 주변의 벙커는 그래스 벙커로 바꾸거나 메워 조금 스코어가 잘 나오도록 변화를 줬습니다.”

그는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그리고 그린을 살리는 것은 햇살과 물, 그리고 토양의 영양분이지만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바로 '바람길'이었다. 그동안 골프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코스 주변의 나무가 정리되지 않은 채 제멋대로 자라고 있었다. 이를 눈치챈 그는 골프장과 별로 관계없는 식물 박사를 영입해 진단을 받았다. 생각한 대로 였다. 진단 결과 나무가 코스의 바람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가지치기를 했다. 가지치기는 단순히 나무의 모양을 다듬는 미관 목적을 넘어 잔디의 생육 환경과 플레이의 공정성을 결정짓는 아주 전략적인 작업임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잔디 생육을 좌우하는 일조량과 통풍 확보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나무가 너무 무성하면 그린이나 티잉그라운드에 그늘이 생겨 잔디가 웃자라거나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바람이 통하지 않으면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공기 순환이 방해를 받으면 잔디 병해가 급증하기도 한다. 공기 흐름을 방해하는 하단 가지를 정리했다. 밀집된 가지를 솎아줘 비료나 약제 살포 시 나무 안쪽까지 골고루 약이 침투해 효율적인 방제를 가능하게도 했다. 그래서 그는 잔디 휴면기인 겨울에 가지치기를 완료했다.

벙커가 인상적인 남코스 9번홀.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벙커가 인상적인 남코스 9번홀.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변화는 동시에 해야 효과적이다. 잔디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골프장의 이미지를 360도 바꾸기 위해 브랜드 교체 작업도 했다. 골프장 명칭을 서귀포팬텀으로 바꿨다. 지형 특성상 눈이 잘 내리지 않고 포근한 점과 지리적으로 서귀포에 자리 잡은 것을 감안해 골프장명에 서귀포를 넣었다. 그리고 시니어 골퍼들에게 낯익은 단어인 팬텀을 추가해 서귀포팬텀 골프&리조트로 전격 교체한 것이다.

그는 부지런하다. 70~80년대 골프장 CEO처럼 행동한다. 동트기 전인 새벽 4시에 신발 끈을 동여매고 코스에 나선다. 코스 관리 팀장과 함께 18홀을 직접 돌아본다. 페어웨이 잔디의 길이는 적당한지, 그린 스피드는 일정한지, 벙커 정리는 잘 돼 있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여기에 잔디 상태를 면밀히 관찰한다.

“골프장 대표는 넥타이 매고 결재 도장이나 찍는 자리가 아닙니다. 고객이 밟는 잔디 상태를 대표가 모르면 그건 직무 유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객의 불만 사항이 접수되면 실무자에게 미루지 않고 직접 확인하고 해결책을 지시하죠. 고객은 눈은 정확하고 정직합니다. 우리 골프장 임직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은 잘도 봐줍니다. 그리고 꼼꼼히 지적해 주죠. 특히, 오랜 시간 우리 골프장과 함께한 VIP 고객들은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우리 임직원들에게 무엇이 잘 됐고, 잘못됐는지를 알려줍니다. 이 때문인지 이런 고객들은 우리 임직원들이 흘린 땀방울만큼 감동하고, 소홀한 만큼 냉정하게 돌아서죠. 현장에서 확인된 팩트(Fact) 외에는 믿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그의 골프장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한동안 닫았던 골프장 레스토랑 '그랜드 다이닝'도 새로 오픈했다. 공을 많이 들였다. 골프장이 단순히 볼을 치고 식사를 하는 클럽하우스 식당이 아니라,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와 특급 호텔 수준의 요리를 제공하는 미식 공간으로 꾸몄다. 골프가 주 목적이 아니더라도, 식사와 휴식을 위해 찾을 수 있는 복합 리조트로 만드는 것이 목표에 걸맞게 하기 위해서다.

많은 변화를 준 서귀포팬텀 골프&리조트이지만 그는 아직 불안하다. 5월이면 잔디가 녹색 찬란한 빛을 발하겠지만 '떠난 고객들을 어떻게 모셔 오느냐'하는 것이 '미제(未濟)'로 남아 있다. 이는 비단 서귀포팬텀만의 문제는 아니다. 제주도가 안고 풀어야 할 장기적인 숙제인 것이다.

그는 '상생(相生)'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리조트 운영에 필요한 식자재는 제주 현지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수급하고, 지역 주민 우선 채용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서귀포 팬텀이 존재하는 이유는 제주의 자연과 사람이 있기 때문이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등 해외로 빼앗긴 골퍼들을 제주로 발길을 되돌리게 하는 방법을 구상중인 그는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갖춘 패키지 투어를 계획 중이다. 아직은 구상 단계지만 인근 지역 골프장과 협업을 통해 2박 3일부터 4박 5일 등의 패키기를 만드는 것이다. 소위 '삼색(三色) 골프' 같은 것이다. 이왕에 제주에 라운드를 하러 왔으니 서로 다른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골프투어 패키지를 만들어 활용하자는 것이다.

제주도 일부 골프장들은 지난 겨울 상생방안으로 제주지역에 골프를 하러 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역마다 날씨가 달라 그냥가는 일이 없도록 골프장끼리 서로 연락해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 예약을 도와주기도 했다.

변화만이 골프장 살길이라는 이재학 대표이사.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변화만이 골프장 살길이라는 이재학 대표이사.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서귀포팬텀의 CEO가 변화에 앞장서면서 임직원들도 크게 바뀌고 있다. 이전과 달리 서비스가 '확' 달라졌다. 어느 직원을 만나도 고객들은 90도 인사를 받는 것은 기본이고, 따듯하고 친철한 인사말이 따듯하고 정겹게 다가온다.

그의 강점은 직원 및 고객들과의 의사소통이다. 그는 직원들과 일과가 끝나고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밥 한 끼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면서 애로사항과 골프장 변화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고객들과도 마찬가지다. 개선할 것에 대해 건의하면 바로 한다. 이때문인지 몰라도 직원들은 시키지 않아도 부서별과 할일을 찾아서 한다.

“우리 골프장뿐만 아니라 한국골프장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학수고대합니다. 문턱을 조금씩 낮춰 골프를 쉽게 접근하길 바라고 있죠. 이는 어느 특정한 골프장이 할 수 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골프 관련 단체를 비롯해 골프장들이 합심해서 누구나 골프장에 발길이 닿게끔 하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골프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남다르다. 골프클럽을 잡은 지 50년이 돼가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장타자인 그는 아마추어로 3언더파 69타까지 볼을 칠 정도로 골프에 '진심'이었고, 이제는 한 사람의 골퍼이기보다 골프장을 경영하는 최전선에서 한국골프장이 대한민국 국격에 걸맞게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는 국내 골프장은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식음료 등 라운드에 소요되는 비용이 턱없이 비싸는 것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코스관리를 비롯해 골프장이 운영되고, '식솔'들을 먹여 살리는데 비용이 어느 선이 적정한지를 산출해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해 적용을 해보겠고 했다.

이 대표의 골프장 경영철학은 소박하다. 직원들에게 제때 월급 주고, 직원 및 캐디 식당에 맛있고, 영양가 넘치는 음식을 제공해 주고, 직원들과 고객들이 함께 만족하고 행복하면 된다는 것이다.

망망대해(茫茫大海)에 들어선 이재학 CEO와 임직원들이 올라탄 서귀포팬텀호(號)가 순항하길 기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생각이 아닐까 싶다.


안성찬 글로벌이코노믹 대기자 golfahn5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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