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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한국 원자력 핵잠 보유, 미국 국익에도 도움"

세종정책프리프서 제언...트럼프 대통령, 미국서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한 가운데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는 게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주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현재 배수량 3000t급인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3척 등 총 21척의 재래식 잠수함만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서 장시간 매복과 추적을 통한 북한 잠수함 전력 대응을 위해서는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인도 등 6개국은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 중이며 브라질과 호주는 핵무기가 없는 핵잠수함을 건조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22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열린 3600t급 장영실함 진수식 모습. 장영실함은 수중작전 지속 일수가 기존함보다 향상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이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2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열린 3600t급 장영실함 진수식 모습. 장영실함은 수중작전 지속 일수가 기존함보다 향상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이다. 사진=연합뉴스

민간 안보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현 세종연구소 부소장)과 피터 워드 연구위원은 지난 6월 공동으로 집필해 발간한 '트럼프 2.0 시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보유를 위한 국제협력 방향' 주제의 세종정책리프에서 "한국은 조선(造船)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과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핵추진잠수함 건조 분야에서 미국이 한국과 협력하는 게 양국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성장 당시 수석연구위원은 "한미일이 핵잠수함의 공동 개발과 운용을 위한 3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핵잠수함을 공동으로 개발, 운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핵잠수함을 보유해 한국이 북한의 핵잠수함 위협을 견제하고, 일본이 중국의 핵잠수함 위협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핵잠수함은 최대 속도가 시속 46km로 재래식 잠수함보다 최대 3배 이상 빠르고 3개월 이상 잠항할 수 있으며 덩치가 커 훨씬 더 많은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 해군이 보유한 손원일급 잠수함의 잠항능력은 5노트 이하로 잠항해도 2주에 불과하다. 비상사태가 발생해 20 노트 이상의 전속 주행을 하면 불과 몇 시간 만에 배터리가 방전돼 버린다. 동해 1 함대를 출발해 북한 마양도 기지까지 항해시간 왕복 1 주일에 여유 배터리 3 일분 남겨두면 실제 손원일급 잠수함이 마양도 기지 앞에 매복할 수 있는 작전시간은 4일에 불과하다.

공기불요장치(AIP)를 갖춘 최신형 재래식 잠수함도 최대 3 주 이상 수중작전을 지속하기 힘들다.

북한의 수중 핵무장 능력 진화, 잠수함 확보와 건조 현황. 사진=세종브리프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의 수중 핵무장 능력 진화, 잠수함 확보와 건조 현황. 사진=세종브리프

북한은 이미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전략핵잠수함(SSBN) 개발 의지를 천명하고,2023 년 9 월에는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디젤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진수하면서 기존의 잠수함들도 모두 전술핵을 탑재하는 공격형잠수함들로 개조하려는 '저비용 첨단화 전략'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 3월 SSBN 선체(船體) 건조 장면을 공개하는 등 핵잠수함 개발에서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정 수석연구위원은 평가했다.
그는 "북한에게 SSBN 개발은 매우 고난도 과제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군 파병에 대한 대가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SSBN에 탑재할 소형 원자로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다면 SSBN 보유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년 9월 8일 공개된 북한의 전술 핵 공격 잠수함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9월 8일 공개된 북한의 전술 핵 공격 잠수함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 모습. 사진=로이터

북한이 지난 3월 공개한 전략핵잠수함 건조 사진을 보면 사람 대비 선체 크기, 받침목 수량 등을 고려할 때 배수량 5000~1만t급 규모일 가능성이 있다고 정 수석연구위원은 추정했다.

한국정부는 핵추진잠수함을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해 1990년대부터 극비리에 건조를 추진했다. 김영삼 정부는 원자력연구소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협력해 2008년 3000t급 핵추진잠수함 9척을 건조해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김대중 정부 시기까지도 한국의 잠수함 인프라는 외국이 설계한 디젤 잠수함 도면을 가져다 건조 기술을 이전받아 겨우 건조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핵잠수함의 선체(船體) 설계가 큰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잠수함을 독자 건조하고 수출까지 추진할 정도로 잠수함 개발 역량이 성장했다. 이제는 한국정부도 호주나 브라질처럼 핵잠수함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핵추진잠수함은 농축 우라늄을 동력원으로 사용하지 무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핵비확산조약(NPT)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추진하더라도 그것이 '핵무장' 잠수함은 아니므로 핵확산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사진=세종연구소이미지 확대보기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사진=세종연구소


한국정부는 핵추진잠수함을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해 1990년대부터 극비리에 건조를 추진했다. 김영삼 정부는 원자력연구소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협력해 2008년 3,000t급 핵추진잠수함 9척을 건조해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김대중 정부 시기까지도 한국의 잠수함 인프라는 외국이 설계한 디젤 잠수함 도면을 가져다 건조 기술을 이전받아 겨우 건조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핵잠수함의 선체(船體) 설계가 큰 걸림돌이 됐다.

그는 당시 "북한의 전략핵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도 여러 척의 핵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고, 핵잠 건조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이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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