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예금금리 상승폭, 대출금리 웃돌아…예대금리차 축소
저원가성 예금 감소에 수신 경쟁 심화…수익성 방어 부담
저원가성 예금 감소에 수신 경쟁 심화…수익성 방어 부담
이미지 확대보기은행권의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으로 확산하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에 신규 예금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금 조달비용 상승이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 증가를 제한할 수 있는 만큼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반등 시점도 내년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광주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전북은행, 토스뱅크 등은 지난달 하순 예금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며 수신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초 대형은행들이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까지 경쟁에 가세한 것이다. 자금 유출을 막고 안정적인 조달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지만 예금금리 인상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달 29일 '중도해지괜찮Wa예금'의 1년 만기 기본금리를 연 2.85%에서 3.80%로 0.95%포인트 인상했다. 다른 주요 예금 상품도 하루 새 금리를 0.75~0.85%포인트 올렸다. 카카오뱅크도 같은 날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70%에서 3.80%로 자유적금 기본금리는 연 3.75%에서 3.85%로 높아졌다. 케이뱅크와 전북은행, 토스뱅크도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주요 정기예·적금 상품 금리를 잇달아 인상했다.
실제 시장금리 지표에서도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한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45%로 전월보다 0.2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출금리는 연 4.57%로 0.17%포인트(P)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12%P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축소됐다. 다만 예대금리차는 신규 취급된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의 전체 이자수익성을 보여주는 NIM과는 구분된다.
예대금리차 축소와 함께 저원가성 예금 감소도 은행권의 조달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기업자금 비중이 높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제외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519조2260억원으로 9월 말보다 24조3790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낮아 은행의 평균 조달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 자금이 줄어들면 은행은 정기예금이나 은행채 등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은 수단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은행채 발행도 늘었다. 지난달 29일까지 은행채 순발행액은 11조2140억원으로 지난 6월 기록한 8조8700억원을 웃돌았다. 연말 만기 상환과 유동성 관리 수요가 맞물린 데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까지 겹치면서 은행들이 예금과 채권시장에서 동시에 자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금리 인상 경쟁이 이어질 경우 대형은행 역시 기존 고객의 자금 이탈을 막고 만기 예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수신금리 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도 조달비용 상승을 수익성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예수금과 채권 만기가 4분기에 집중돼 연말까지 조달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4분기 NIM도 반등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은행 역시 정기예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데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분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채우면서 3분기 조달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상승에 빠르게 반응하는 반면 예금금리는 신규 자금 유치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오르는 특성이 있어 금리 상승 초기 NIM이 개선되더라도 이후 조달비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원가성 예금 감소와 정기예금 확보 경쟁이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 NIM이 이미 고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금리 하락 국면에서도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최근 정기예금 확보 경쟁과 저원가성 예금 감소로 은행권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NIM이 이미 고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하락 국면에서도 조달비용 조정 속도와 대출금리 변동에 따라 수익성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