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불발 후폭풍 우려 확산…퇴임 때까지 시상 보류 주장도
이미지 확대보기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둔 노르웨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불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이 여러 전쟁을 끝냈다는 점을 내세우며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재무장관에게 직접 전화해 수상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는 이란 전쟁과 유럽 및 국제기구와의 갈등 등으로 수상 가능성이 낮아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노벨평화상에 대한 공개 발언을 줄였다. 2020년까지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지낸 헨리크 쉬세 오슬로평화연구소(PRIO) 연구교수는 "트럼프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수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1월 그린란드 문제로 유럽과 갈등하던 당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8개 이상의 전쟁을 끝냈음에도 노르웨이가 상을 주지 않기로 한 만큼 더는 평화만을 생각해야 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후 몇 주 만에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졌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다. 다만 위원들이 노르웨이 의회에서 임명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 결과에 대한 불만을 노르웨이 정부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셰틸 트론볼 오슬로 뉴유니버시티칼리지 연구담당 부총장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퇴임할 때까지 3년간 노벨평화상 시상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노벨평화상 선정 과정에서 국제정치적 파장에 대한 고려와 위험 분석, 사전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에 대한 관심을 줄인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신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은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자신이 8개의 전쟁을 해결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강조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신에게 메달을 선물한 사실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차도가 자신보다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띄우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개발의 위험을 줄이는 데 합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해 평화상을 신설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첫 수상자로 선정한 일도 논란을 불렀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군으로는 국제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귀환을 돕는 '세이브 우크라이나'의 설립자 미콜라 쿨레바, 수단의 자원봉사 구호 네트워크 '긴급대응실(ERR)' 등이 거론된다. 교황 레오 14세와 언론인보호위원회(CPJ),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사법재판소(ICJ) 등도 후보로 언급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대립할 가능성이 있는 대상으로 평가된다.
한국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시민들이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난 2월 세계정치학회 전·현직 회장 등 일부 정치학자들이 지난 1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대한민국 '시민 전체(Citizen Collective)'를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4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개인 208명과 단체 79곳 등 총 287명이 추천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노벨재단 정관에 따라 후보 명단과 추천자, 추천서 등 관련 자료는 50년간 비공개가 원칙이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6시 발표되며, 시상식은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