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저효과 빼면 물가 오름세 다소 확대…10월에도 3% 내외 예상”
이미지 확대보기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다만, 석유류가 15%에 가까운 상승세를 이어간 데다 가공식품과 컴퓨터·휴대전화기 등 내구재 가격 오름폭도 확대되면서 기조적인 물가 압력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이날 이지호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2020년=100)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상승한 값이다.
이지호 부총재보는 9월 물가 상승률에 대해 "9월 중 소비자·근원·생활 물가상승률 모두 지난 달보다 낮아졌으나, 전월의 일시적 기저효과가 소멸된 점을 고려하면 물가 오름세는 다소 확대된 것으로 평가 된다"면서 "근원 품목에서는 비용압력의 전이로 개인서비스 가격이 항공료·여행비 등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으며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전자제품 등 내구재 가격도 오름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영향으로 4월 2.6%, 5월 3.1%, 6월 3.2%로 높아졌다가 7월 2.8%로 소폭 내려왔다. 이후 8월 3.1%를 기록했다가 지난달 2%대로 진입했다.
다만, 8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SK텔레콤의 해킹사고로 인한 요금 할인 기저효과를 제거할 때 2.5%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9월 상승률이 소폭 높아진 것으로 계산된다.
품목별로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가 0.3% 내리며 전체 소비자 물가를 0.03%포인트(P) 끌어내렸다.
특히, 농산물 물가가 1년 전보다 4.0% 하락해, 전체 물가의 기여도는 -0.17%P였다. 8월(-6.7%)보단 하락폭이 축소했다.
과실(과일) 물가가 10.9% 하락했고 채소는 0.0%를 기록했다.
사과(-9.2%), 배추(-15.2%), 복숭아(-14.7%), 포도(-10.3%) 등이 내렸지만 호박은 46.9% 급등했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3.7%, 4.5% 올랐다. 공급량 감소와 추석 명절 수요 증가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석유류 물가는 작년보다 14.8% 뛰었다. 8월(14.2%)에 이어 14%대 상승세다.
정부는 9월 석유 최고가격제로 물가상승률을 0.6%p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5%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 가격 영향으로 컴퓨터 물가는 27.4% 뛰어 20%대 상승률을 지속했고, 갤럭시·아이폰 등 신제품 영향으로 휴대전화기도 8.3% 상승했다.
근원 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7%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8%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으로 짜여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다.
'밥상 물가'를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3.3%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중동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비용 충격의 전이와 수요측 압력 확대 등이 이어지면서 10월에도 소비자물가가 3% 안팎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호 부총재보는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근원 품목의 오름세가 지속됨에 따라 3% 내외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소비자물가는 중동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비용충격의 전이, 수요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물가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