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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건전성 경고등] 주담대 21% 증가할 때 연체 120%↑…하반기 부실 우려 커지나

3개월 이상 연체·고정이하여신도 2배 이상…기업대출까지 부실 여부 주목
농협 연체잔액 5117억 최다…전북은행은 집단대출 영향에 5배↑
지난 8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소호대출과 개인대출 안내 현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소호대출과 개인대출 안내 현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2022년 말 이후 21% 늘어나는 동안 연체채권은 1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개월 이상 장기연체와 고정이하여신도 주담대 증가 폭을 크게 웃돌면서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은행 자산건전성 관리에도 부담이 늘고 있다. 주담대뿐 아니라 기업대출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부실 증가세가 하반기 은행권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 주택담보대출 건전성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전체 은행의 주담대채권은 2022년 말 644조3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779조2000억 원으로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주담대채권은 1조 원에서 2조2000억 원으로 120% 늘었다. 연체율도 0.11%에서 0.28%로 상승했다.

3개월 이상 연체채권은 5000억 원에서 1조4000억 원으로 약 2.8배 증가했고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을 합한 고정이하여신도 8000억 원에서 1조7000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주담대 잔액 증가 폭보다 연체·장기연체·부실여신 지표의 증가 폭이 모두 크게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과 차주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이 연체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원리금 분할상환 부담이 큰 차주는 금리가 오르면 상환 부담이 커지고, 연체가 발생하면 신용도 하락으로 추가 대출 이용까지 어려워져 자금 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나타난 주담대 연체 증가를 모두 일반적인 가계 차주의 상환능력 악화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집단대출은 개별 차주의 상환능력뿐 아니라 특정 아파트 단지나 사업장의 상황에 따라 대출이 한꺼번에 연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은행의 주담대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0.95%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0.19%에서 5배로 높아졌다. 연체 잔액도 52억6000만 원에서 328억1000만 원으로 약 6.2배 증가했다. 금감원은 전북은행의 연체 잔액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 올해 일부 신규 분양주택 집단대출에서 거액의 연체가 발생한 점을 들었다.

집단대출에는 중도금대출 등이 포함돼 있어 특정 사업장에서 분양이나 사업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면 관련 대출이 동시에 연체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북은행 사례처럼 집단대출에서 발생한 거액의 연체를 은행권 전체 가계 차주의 상환능력 악화로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역시 전북은행의 연체 증가를 일부 신규 분양주택 집단대출의 거액 연체와 연결해 설명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의 주담대 연체 잔액이 가장 많았다. 올해 6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연체 잔액은 5117억3000만 원으로 KB국민은행 3680억2000만 원, 우리은행 3419억6000만 원, 하나은행 3026억6000만 원, 신한은행 2168억80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농협은행의 연체 잔액은 2022년 말 1346억1000만 원에서 3.8배 증가했다.
은행권의 부실 우려는 주담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담대와 기업대출이 모두 증가하는 가운데 기업대출의 부실 위험까지 확대될 경우 하반기 은행권의 부실여신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취약차주와 기업의 상환 여력이 떨어질 경우 연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금리가 올라가면 그전에 소득에 맞춰 이자를 부담하던 차주들이 이자를 낼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연체가 발생하면 신용도가 떨어지고 대출 접근성도 낮아져 자금난이 다시 커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원리금 분할상환 부담이 큰 취약차주와 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실 충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담대뿐 아니라 기업대출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은행권 부실여신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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