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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뛰는데 은행 가계대출 총량 잇단 초과… 주택 실수요자 '비상'

"가계부채 관리는 투기성 대출 선별 규제로 전환해야"
상생금융 지원과 대출 규제 강화…실수요 보호가 관건
4대 시중은행(위측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 현판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4대 시중은행(위측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 현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3곳이 금융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반년 만에 넘어서면서 하반기 실수요자 대출이 막히고 있다. 은행들이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한도 축소와 우대금리 조정 등을 잇달아 강화하면서 자금조달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니 서울 집값뿐 아니라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는데 대출이 막히면서 실수요자들 거주불안은 역대급으로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획일적인 대출 총량 규제보다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선별적 관리 체계로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책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649조66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4조6851억 원 증가한 규모로 금융당국이 설정한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4조3363억 원)를 약 8% 웃돌았다. 이 가운데 3개 은행은 이미 연간 목표치를 40~50%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올해 대출 실적이 내년도 가계대출 총량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만큼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관리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연간 관리 한도를 초과했던 KB국민은행은 올해 주택담보대출 관리 목표가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연간 목표의 절반 수준만 소진한 은행들도 최근 대출 증가세를 감안하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지난해(1.7%)보다 낮은 1.5% 이내로 관리하고 주택담보대출 목표까지 별도로 설정하는 등 총량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신규 대출을 조이는 동시에 기존 대출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최대 20% 감액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은 연말까지 모든 가계 신용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차주의 자발적인 상환을 유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대출 한도 축소와 우대금리 조정이 확대될 경우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고금리 환경에서는 당국의 총량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하기보다 실수요자 보호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금리 자체가 투기 목적의 차입과 과도한 대출 수요를 상당 부분 억제하고 있는 만큼 생활자금이 필요한 취약차주까지 획일적으로 대출을 제한하는 것은 정책의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생활비나 기존 대출 이자 상환 등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차주들은 금리 수준과 관계없이 대출 수요가 지속되는 만큼 총량 규제가 강화될 경우 금융 접근성이 악화되고 부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은 억제하면서도 상생금융 확대를 추진하는 정책은 일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상생금융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일반 실수요자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정책금융과 상생금융을 확대하는 동시에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손재성 숭실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현재처럼 고금리 상황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차주들은 금리 부담 때문에 투기 목적의 대출을 받지 않는 만큼 금리 자체가 이미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총량 규제로 생활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까지 일괄적으로 제한하기보다 투기성 대출을 선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정책 효과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생금융 등 실수요자 지원 성격의 대출은 총량 관리 대상에서 일부 제외하거나 지원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생활자금이 꼭 필요한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생계 목적의 자금 수요는 보호하고 투기성 대출만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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