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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주권 확산…유럽 중앙은행도 美 클라우드 떠난다

포춘誌 “구글·MS·아마존 대신 유럽 업체 선택 늘어”…트럼프 행정부 이후 지정학 우려 반영
네달란드 암스테르담의 네덜란드은행(DNB) 본부. 사진=DNB이미지 확대보기
네달란드 암스테르담의 네덜란드은행(DNB) 본부. 사진=DNB

유럽에서 미국 빅테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이 최근 독일 유통기업 슈바르츠그룹 계열의 클라우드 업체와 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럽의 ‘디지털 주권’ 강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유럽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대신에 유럽 기반 클라우드 업체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포춘에 따르면 네덜란드 중앙은행인 네덜란드은행(DNB)은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를 독일 슈바르츠 디지츠 계열 업체로 이전하기로 했다. 슈바르츠 디지츠는 독일 할인마트 리들을 운영하는 슈바르츠그룹 산하 기업이다.

원래 유통업 지원을 위해 구축된 시스템이었지만 현재는 유럽 기업과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보안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도 슈바르츠 디지츠 산하 클라우드 업체 ‘스택잇’과 계약을 체결했다.

◇ 유럽서 커지는 ‘디지털 주권’ 움직임


포천은 최근 유럽에서 미국 기술기업 의존도를 줄이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기술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지정학적 위험과 데이터 통제 우려가 핵심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클라우드법’이 문제로 지목됐다. 지난 2018년 제정된 이 법은 미국 당국이 필요할 경우 미국 기술기업에 데이터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럽 입장에서는 자국 데이터가 미국 정부 요구에 따라 제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금융·정부 서비스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 이런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포춘은 설명했다.

다비드 판 베일 네덜란드 법무·안보부 장관은 스택잇 계약과 관련해 “유럽 외부 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디지털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 지원을 받는 디지털 플랫폼 ‘오픈데스크’도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데이터 운영 계약을 따냈다.

◇ 트럼프 행정부 이후 美 불신 확대


유럽의 이런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더욱 빨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춘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ICC를 겨냥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유럽 내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ICC가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근거 없는 조치”를 했다고 비판했고 카림 칸 ICC 수석검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후 칸 검사의 이메일 계정이 정지됐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ICC 서비스 접근 제한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유럽 정치권에서는 미국 플랫폼 의존 위험성을 다시 지적했다.

포춘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미국에 맞서 유럽에서는 ‘미국은 두 번째’ 혹은 ‘미국 없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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