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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주총] 국민연금·행동주의 공세에 보험사 ‘진땀’…안건마다 표대결 확산

국민연금, 이사 보수·자사주 활용에 잇단 반대…의결권 행사 적극화
얼라인, DB손보 이어 가비아까지 이사회 진입…주주제안 영향력 확대
자사주 활용·사외이사 선임 쟁점 부상…주총 안건마다 이견 표출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들이 보험사 주주총회에서 주요 안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들이 보험사 주주총회에서 주요 안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보험사 주주총회에서 주요 안건을 둘러싼 견제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부분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지만, 이사 보수와 사외이사 선임, 자사주 활용 방식 등을 두고 반대 의견과 표 대결이 이어지며 예년과 다른 긴장감이 감지됐다. 정부 증시활성화 정책 강화 속 보험사 자사주 활용을 둘러싸고 주주환원 수단인지, 내부 보상 재원인지에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 정기 주주총회는 전반적으로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지만, 주요 사안마다 이견이 제기되며 긴장 기류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까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동양생명, 한화생명 등이 주총을 마무리한 상황이다. 미래에셋생명과 교보생명, 흥국생명 등도 주총을 진행하거나 마쳤으며, 신한라이프와 메리츠화재는 주총을 앞두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의 이사 보수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고, 한화생명 사외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도 반대 의견을 냈다. 또 현대해상이 자사주 일부를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히자, 주가 안정을 위해 취득한 자사주를 내부 보상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글래스루이스, ISS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도 주요 안건에 의견을 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도 확인됐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DB손해보험 주총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하며 표 대결을 이끌었고, 그 결과 회사 측과 주주 측이 각각 1석씩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보험사 이사회에 주주제안 인사가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얼라인은 이후 가비아 주총에서도 추천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며 주주제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총 운영 방식과 관련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얼라인은 에이플러스에셋 주총에서 순차표결 방식이 주주제안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의결권 대리행사 요건과 주총 장소 공고 등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안건 찬반을 넘어 주총 절차와 운영 방식 전반이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자사주 활용을 둘러싼 논쟁도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현대해상 사례를 계기로 자사주를 주주환원 수단으로 볼 것인지, 내부 보상 재원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제기됐다. 아직 자사주 처리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은 한화생명 역시 향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기업은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메리츠화재의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는 높은 주주환원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조정호 회장이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개별 보험사들도 각자의 전략을 제시했다.

동양생명은 우리금융그룹 편입을 계기로 종합보험사 도약과 사업 체질 개선 방향을 강조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 본업과 자기자본투자(PI)를 결합한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 모델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투자 안건을 의결하며 신성장 전략 실행에 나섰다. 교보생명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흥국생명은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각각 상정해 주주총회에서 원안대로 가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주총회에서는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가 주요 안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사 보수나 자사주 활용,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사안에서 이전보다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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