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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M&A] 우리금융, 동양·ABL ‘조건부 승인’ 기대…좌초 시 ‘장기 표류’

자본금 증액·부실자산 정리 등 ‘조건’ 제시 가능성
보험사 ‘원매자 찾기’ 하늘의 별 따기…금융위 판단 촉각
금융당국 “내부통제 등 개선 가능성 관건 될 것”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최종 거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최종 거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과 관련한 공이 금융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3등급으로 한 단계 낮추면서 이들 보험사에 대한 자회사 편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우리금융 측에서는 과거에도 조건부로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준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금융위의 조건부 승인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MG손해보험 등 보험사 매물이 연이어 원매자를 찾는 데 실패한 가운데 이번 거래가 보험사 매물 적체 해소에도 기여할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주중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금융위와 우리금융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5월께 정례 회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최종 의결하게 된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에서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내렸다.

우리은행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730억원 불법대출을 포함해 2000억원대에 이르는 부당대출 및 사고 이후 보고·수습 등 과정에서 내부통제 실패가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강화 전략을 추진 중인 만큼 당장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심사에도 악재가 될지 주목된다. 자회사 편입 승인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하고, 편입대상 회사에 적용되는 금융 관련 법령에 의한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 등급이 3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다만 우리금융도 믿는 구석이 있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경영실태평가 결과 기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금융위가 승인만 해주면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지난 2004년 우리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 등급 3등급을 받았지만 LG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해줬다.

자회사 편입 여부는 우리금융뿐만 아니라 동양·ABL생명에도 매우 중요하다. 저성장에 직면한 보험업 특성상 원매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이번 인수가 좌초하면 새로운 인수 주체를 찾지 못하고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보험시장에는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BNP파리바생명, AXA손보 등 다수 매물이 적체된 상황이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 철회로 인해 예금보험공사 측은 소비자 피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KDB생명도 6차례나 매각에 실패하면서 결국 산업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앞둔 상황이다. 한때 우리금융이 눈독을 들였던 롯데손보도 장기간 원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시매각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이번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이 부진한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도 모처럼 분위기 전환이 될 거라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최종 성사 여부는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개선 노력에 따라 달라질 거란 관측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통제 등 정성적 평가와 재무등급 등 정량적 평가가 이뤄졌을 텐데 얼마나 개선이 됐느냐, 앞으로 어느 정도 시한을 갖고 개선이 완료될 거냐 등도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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