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은행장 만나 "강제하는 건 아니다"… '은행 길들이기' 선 그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6대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 준비하신 여러 가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방안들을 충실하게 잘 이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거대 야당대표이자, 유력 차기 대권 주자가 정치적 목적을 갖고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은행장들을 소집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은행권을) 강요해 가지고 얻어 보거나, 아니면 무엇인가를 가져다 강제하기 위한 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전 세계적인 상황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특수 상황까지 겹쳐서 우리 대한민국 경제가 매우 불안정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 등 6개 시중은행장들과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어 "상황이 어려울수록 그 힘없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고통을 겪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 각 은행에서도, 이 금융기관들도,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서민 금융 지원을 위해서 애 많이 쓰시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그 기본적인 역할을 잘해주고 계셔서 감사드리고, 특히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지금 준비하신 여러 가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방안들도 있는데 충실하게 잘 이행해 주시고, 우리 서민들 소상공인 여러분들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번 만남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은행장들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주문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현 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그립(장악력)이 약해진 틈을 타 거대야당 대표가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시중은행장을 소집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지난 2023년 '횡재세 법안'을 추진한 민주당과 이 대표가 이를 압박 카드로 은행권의 민생금융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여러분들한테 강요해 가지고 얻어 보거나 아니면 무엇인가를 가져다 강제하기 위한 건 전혀 아니다"라면서 "우리 금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저희가 충분히 들어보고 여러분들이 활동하는데, 우리 정치권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런 얘기를 들어보려고 하는 자리"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어떤 기업들의 어려움도, 특히 어려운 시기에는 금융상의 어려움들을 많이 겪기 때문에 해결 방안들을 많이 찾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