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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자금 이탈에도 예금금리 인상 '머뭇'…"은행과 이자 별 차이없네"

은행권 4%대 예금 속속 등장
저축은행 최고금리 연 4.52%…불과 0.32%p
예금금리 올리면 적자폭 확대…시기 저울질

정성화 기자

기사입력 : 2023-09-19 06:10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앞을 시민이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앞을 시민이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과 저축은행업계의 수신(예금) 금리 격차가 0.32%포인트대로 점차 좁혀지고 있다. 은행권이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자 예금금리를 올리며 자금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낮은 저축은행들은 0.8~1%포인트 정도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지만 수익성 악화 우려로 예금금리 인상에 소극적이다.

18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만기 12개월) 36개 예금 상품 중 8개가 최고 4%대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이 연 4.2%로 가장 금리가 높았다. 이어 전북은행의 'JB123정기예금'(연 4.15%),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연 4.05%)과 IM스마트예금'(연 4.0%), Sh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연 4.02%), BNK부산은행의 '더 특판 정기예금'(연 4.0%), 광주은행의 '행운박스예금'(연 4.0%),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연 4.0%) 등이다.

은행권 예금 금리는 올해 상반기 시장금리가 내리면서 연 3%대에서 머물렀지만 최근 연 4%가 넘는 상품이 넘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다.

일반적으로 은행권 예금 금리가 오르면 저축은행도 따라 금리를 올린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만기 12개월)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곳은 엠에스저축은행의 'e-정기예금'(연 4.52%)이었다. 은행권에서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과 불과 0.32%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문제는 예금 금리 인상을 늦추면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자금 이탈 가능성은 커진다는 점이다.

6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중 만기가 1년 이내인 예금은 약 70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정기예금의 66% 규모로 은행권과 금리 차이가 줄어들 수록 이 자금의 이탈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자금이탈과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일단 최적의 타이밍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과 금리 격차가 많이 좁혀지긴 했지만, 아직 저축은행이 높은 금리를 주기 때문에 자금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예금자들도 예금자 보호한도(5000만원)까지는 안전하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어서 과거 처럼 안전성 때문에 무조건 은행을 선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선제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면 수익성 악화가 뻔한 상황이라 수신 자금의 이동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이에 발맞춰 대응하는 게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수신 이탈이 급격화되거나 유동성이 긴급한 저축은행들이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