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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인하 원년…유업계, ‘우유 밖’ 생존 전략 가속

수입 증가와 내수 둔화에 유업계 수익 다변화 속도
가격 경쟁 심화에 고부가 전략 강화
왼쪽부터 남양유업 단백질 RTD ‘테이크핏’, 매일유업 ‘프로핏 스포츠’, 서울우유 ‘A2+우유’.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남양유업 단백질 RTD ‘테이크핏’, 매일유업 ‘프로핏 스포츠’, 서울우유 ‘A2+우유’. 사진=각사
미국·유럽산 유제품 관세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유업계가 구조적 전환의 시험대에 올랐다. 저출생에 따른 우유 소비 감소에 더해 수입 멸균우유 유입이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높은 원유 가격 구조까지 겹치며 전통적인 흰 우유 중심 사업 모델의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산 우유 관세는 0%로 인하됐고, 유럽산 우유 관세도 단계적으로 낮아져 7월 전면 철폐된다. 이에 따라 보관이 용이한 멸균우유를 중심으로 수입 물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16년 1214톤에 불과했던 멸균우유 수입량은 2024년 4만8671톤으로 증가했다.

내수 기반도 약화되는 추세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백색시유 소비량은 2021년 26.6kg에서 2024년 25.3kg으로 감소했다. 분유 수요 역시 저출생 영향으로 축소되고 있다. 반면 국내 원유 가격은 생산비와 연동돼 결정되는 구조라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 흰 우유 판매가 줄어도 유업체들은 일정 물량의 원유를 구매해야 해 비용 부담이 이어진다. 이 때문에 단순히 판매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유업계는 ‘우유 밖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흰 우유 중심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가공제품과 기능성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A2 단백질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에서 생산한 원유를 활용한 ‘A2+우유’를 전면에 내세우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A2 원유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해당 원유를 활용한 가공유·발효유 제품으로 라인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또한 유지방 함량이 높은 저지우유를 활용한 ‘저지밀크콘’, ‘저지밀크푸딩’ 등 디저트 제품을 출시하며 유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시도하고 있다. 원유 중심 구조를 유지하되 제품 단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일유업은 비우유 사업 확대에 보다 적극적이다. 식물성 음료 브랜드 ‘매일두유’와 ‘어메이징오트’, ‘아몬드브리즈’ 등을 통해 대체 단백질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를 앞세워 단백질 음료와 분말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의 ‘메디웰’을 통해 균형영양식과 환자용 식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와 함께 컵커피 브랜드 ‘바리스타룰스’ 등 음료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외형을 넓히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에 조제분유를 수출하고, 미국 시장에 식물성 음료와 컵커피를 선보이는 등 수출 비중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단백질 RTD 음료 ‘테이크핏’을 중심으로 고단백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테이크핏은 상온 보관이 가능한 단백질 음료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최근 채널 효율화 차원에서 남양유업은 직영 온라인몰 ‘남양몰’ 운영을 종료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매출 감소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흑자 전환이 판매 확대보다는 조직 슬림화와 저수익 사업 정리 등 비용 효율화 영향이 컸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고령화는 또 다른 변수다. 시니어 단백질·영양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유업계는 근감소증 예방 수요를 겨냥한 고단백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흰 우유 소비 감소로 남는 원유를 고부가가치 가공제품으로 전환하려는 전략과 맞물린 흐름이다.

관세 인하 원년을 맞은 올해, 유업계의 과제는 단순한 비용 관리가 아니라 변화한 소비 구조에 맞는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데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어떤 제품군이 실질적인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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