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슬레저 시장, 격전지로 떠오르다

한국 애슬레저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다르 연구개발 조직인 ‘안다르 애슬레저 이노베이션 랩’에 따르면, 2023년 1조원 규모의 시장이 지난해 1조570억원 수준까지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는 한국 시장이 연평균 11.0% 성장해 2034년엔 시장 규모가 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해외 브랜드로는 탐나는 시장일 것이다. 실제 국내에 상륙하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은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매장을 21개까지 늘리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미국 브랜드 뷰오리는 2023년 8월에 입성했다.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착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퍼포먼스 의류를 선보이고 있으며 피트니스, 라운지, 아웃도어, 트래블&커뮤트 등 총 4가지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 알로요가도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오는 4월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연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내세워 한국 공략에 나선다.
이 같은 공세에도 국내 애슬레저 업계는 “현재 큰 타격은 없다”고 밝혔다. △합리적인 가격 △아시아인 핏 △영역 확장성 등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인지도를 쉽게 따라올 수 없다는 게 업계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국내 브랜드가 우위에 있다고 본다. 국내 브랜드의 경우 해외 브랜드의 절반 정도의 가격에 형성, 가성비에 중점을 뒀다. 반면 해외 브랜드는 우수한 원단을 사용해 프리미엄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시아인 체형에 맞춘 제품 개발도 국내 브랜드의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여성들은 Y존 부각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젝시믹스와 안다르 등은 이를 완화하기 위한 개발에 많은 신경을 써왔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브랜드들은 레깅스 중심의 제품에서 벗어나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을 시도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젝시믹스는 골프웨어, 맨즈 라인, 비즈니스 캐주얼, 러닝라인 RX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신규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안다르도 러닝웨어와 골프웨어 카테고리를 대폭 확장했다.
현재 한국 애슬레저 시장은 현재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양대산맥을 이루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나란히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먼저 젝시믹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20억원과 242억원으로 집계돼 최고 매출 경신을 이어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54%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안다르 매출은 17% 성장한 2368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78% 증가한 32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국내 브랜드들은 이미 시장 형성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 왔다. 해외 브랜드들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