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ABL바이오 역대 최대 기술수출, 왜 선지급금은 낮을까

그랩바디-B 플랫폼, 일라이 일리에 3조8072억원 기술수출
1조원 규모 ‘유한양행·종근당’보다 낮은 500억원 규모 선지급금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 통과해 뇌에 치료제 전달하는 기술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사진=연합뉴스
ABL바이오가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그랩바디-B 플랫폼’을 기술수출 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총 26억200만달러(3조8072억원) 계약이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치료물질을 뇌로 전달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어렵고 희귀한 기술이며, 미 개척 분야인 중추신경계 치료에 있어 혁신적인 신약이 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부여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신약 성공 가능성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는 지난 2018년 존슨앤드존슨에 12억5500만달러(당시 1조4000억원)에 기술수출 됐다. 이때 선지급금은 5000만달러(585억원)였다. 종근당의 HDAC6 억제제 계열의 저분자 화합물 ‘CKD-510’의 경우 지난 2023년 3억500만달러(1조7300억원) 규모로 노바티스에 기술수출됐다. 선지급금은 8000만달러(1061억원)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마일스톤 방식의 계약을 체결했다. 수행 과제를 정해 놓고 달성 시 계약금 일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총계약을 20억달러로 체결하고 ‘임상 2상 통과 시 5억달러만 지급’ 하는 것이다. 만일 임상 2상에 실패할 경우 남은 계약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ABL바이오도 마일스톤 방식으로 계약했다, 일라이 릴리로부터 받은 계약금 중 선지급금은 4000만달러(584억원)에 불과하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의 계약 규모는 ABL바이오와 알리이 릴리의 절반에 정도에 해당하지만 선지급금은 상대적으로 많다. 그랩바디-B의 가능성을 보고 3조8000억원을 투자하는데 584억원의 선지급금은 1.54%에 해당한다. 그랩바디-B를 통한 신약 상업화 실패를 우려해 선지급금을 적게 배정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일라이 릴리는 220억원을 들여 ABL바이오의 신주를 3자 배정 유상 증자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계약했다. 때문에 일라이 릴리가 그랩바이-B 플랫폼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계약 당시 일라이 릴리는 그랩바디-B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항체 치료제와 이중항체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적응증을 공동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상품성 확대를 위해 비만과 근육질환, 미충족 의료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라이 릴리와 계약 이전에 ABL바이오는 그랩바디-B를 갖고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을 시도했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ABL301’이다. ABL301은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인 알파-시누클레인(a-synuclein) 응집체에 결합하는 항체와 혈액뇌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IGF1R 항체가 결합된 이중항체다. 뇌질환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것은 뇌혈관장벽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랩바디-B는 IGF1R(인슐린유사성장인자)를 표적 타겟으로 활용해 뇌혈관장벽 통과율을 높였다. 일라이 릴리가 그랩바디-B를 활용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시장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 151억달러(22조777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파키슨병 치료제 시장은 2034년 133억달러(19조4352억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그랩바디-B 플랫폼을 활용한 관련 의약품이 출시된다면 ABL바이오의 로열티 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