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출시한 자체 신약이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 큰 시장보다 중남미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추세다.
이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중남미 일부 국가의 규제기관 간의 협약으로 추가 임상이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브라질 의약품기관인 브라질식의약품감시국(ANVISA)은 지난 4월 우수제조관리기준(GMP) 검사 및 인증 프로세스를 동등하게 인정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해당 국가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됐다.
지난해 식약처는 파라과이 국가위생감시청(DINAVISA)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인정받은 의약품은 DINAVISA의 고위생감시국으로부터 동일한 인정을 획득하게 되면서 GMP실태조사가 면제되는 등의 혜택이 있었다.
심사 기간 4~6개월에서 30~45일로 크게 감소
국내 제약사들은 이같은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심사와 공장 실사 등 오래 거쳐야하는 미국이나 유럽, 중국보다 중남미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것이다.
동남아 시장도 비슷하다. 필리핀의 경우 심사 기간이 4개월에서 6개월 걸리던 시간이 30일에서 45일로 크게 감소되면서 진출이 용이해졌다.
국가 간 협약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빠르게 중남미나 동남아 시장에 신약을 출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약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시키고 약에 대한 신뢰도에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술 수출이나 해외 수출 등의 이슈가 있으면 약과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상승한다"며 "이같은 이점을 위해 전략적으로 진출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협약을 맺어도 모든 의약품이 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제약사들이 해당 제도를 이용하긴 어렵다.
이점이 크지만 모든 제약사들이 이같은 이유로만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중남미나 동남아 의약품 시장은 점차 성장하는 추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21년 전 세계 의약품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성장했는데 중남미 시장은 12.9% 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남아 의약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성장률이 높은 시장에 진입이 쉬운만큼 성과를 거두기도 용이하다는 것.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 제약사 관계자는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에 중남미나 동남아 등의 국가에 진출한 것"이라며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점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