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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확산하나… 알펜루트자산운용도 환매 중단

증권사, 펀드 운용 자금 지원해준 ‘TRS’ 계약 해지로 ‘펀드런’ 촉발
자산운용업계 전반으로 유동성 위기 번지는 것 아니냐 금융권 우려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0-01-2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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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펜루트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도 500억 원 규모의 개방형 펀드 '에이트리'의 환매를 연기하기로 결정, 자산운용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오는 28일 환매 청구가 돌아오는 567억 원 규모의 개방형 펀드 '에이트리'의 환매를 연기하기로 했다.

또 이후 다른 25개의 펀드(총 설정액 약 1730억 원)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환매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액수는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알펜루트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마켓컬리, 파킹클라우드 등 유망 비상장사에 투자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사모펀드 운용사다.

이 같은 ‘펀드런’은 증권사들이 펀드 운용 자금을 지원해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잇달아 해지하면서 촉발됐다.

TRS(Total Return Swap)란 기초자산(주식, 채권, 상품자산 등)의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을 모두 이전하는 신용파생상품이다. 매입자는 기초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총수익(이자수익과 자본수익)을 매도자에게 지급하고, 매도자는 약정이자나 수수료를 지급한다. 초기에는 주로 장부상 위험자산 한도가 초과된 은행이 다른 은행과의 거래를 통해 위험을 이전하는 수단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헤지펀드나 특수목적법인(SPC) 등이 증권사와의 계약에서 레버리지를 일으키면서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알펜루트운용의 이번 환매 연기 사태는 그동안 이 회사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이 TRS 계약을 통해 지원한 자금 총 460억 원가량을 회수하겠다고 최근 통보하면서 비롯됐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에는 계약 만기가 된 TRS 금액에 대해 상환을 요구했다는 것이 알펜루트 측의 설명이다.

환매가 연기될 첫 번째 펀드인 ‘에이트리’의 경우 미래에셋대우의 TRS 자금 19억5000만 원가량이 투입됐는데, 주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에 투자돼 당장 현금화가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문제에 빠졌다.

TRS 자금이 들어간 다른 펀드들도 환매 청구가 다음 달 중순께부터 순차적으로 돌아오는데, TRS 자금을 뺄 경우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TRS 자금이 들어간 펀드 총 26개(총 설정액 2300억 원)가 줄줄이 환매가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TRS 계약을 해지한 모 증권사 관계자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PBS 금액 비중을 줄이자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나와 자금 회수를 요청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알펜루트운용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자산은 우량하고, 그동안 이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해왔다"며 "그러나 증권사들이 TRS 유동성을 일시에 회수하고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트리 펀드의 경우 해당 자산을 실제로 팔면 얼마나 될지 가늠이 잘 안 되는 상황이고 다른 펀드들의 환매 연기 여부는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