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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앞둔 국회 공청회…콘텐츠 사업자 vs 인터넷사업자 평행선

작년 11월 착수한 방통위 가이드라인 마무리 단계서 공청회
CP, "방통위 취지와 달리 통신사 이용대가에만 집중돼 있어"
ISP, "가이드라인, 글로벌 CP 규제 위한 요소 더 들어가야"

박수현 기자

기사입력 : 2019-12-0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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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 현장. 사진=박수현 기자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인 통신업계는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 등과의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제정 요건의 부분적 강화, 향후 법 제정 등을 주장했다. 반면 CP 업계는 해당 가이드라인이 이통사들의 편파적 의견이 많이 수용됐으며, 모호한 표현으로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우려섞인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대한 가이드라인' 공청회엔 CP 측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와 ISP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관계자가 참석, 연내 가이드라인 제정 추진을 앞둔 '인터넷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제정 기준에 대한 팽팽한 의견 대립 양상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CP와 통신3사를 포함한 인터넷망사업자(ISP) 간 적절한 망 이용 계약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망 이용료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열렸다.

■CP 측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 "가이드라인은 CP 측에 부여한 의무 조항 통해 과도한 의무 부과, 역차별 가중 촉진"

CP 측을 대표해 의견을 개진한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은 제정 취지조차 만족시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가이드라인이 불분명한 용어로 이뤄져 있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면서 "오히려 CP 측에 부여한 의무 조항을 통해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고 역차별을 가중하는 것을 촉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CP가 통신사와 계약을 하면 무조건 비용을 지급해야 하고, 망 이용계약을 '이용대가'로 명명하는 통신사 측의 잘못된 전제 아래서 출발하고 있다"면서 "통신사들이 들고 온 수정 요청안을 보면, 방통위의 본래 취지와 달리 이용대가에만 집중돼 있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시장에서 이뤄지는 이 같은 계약은 각 기업들의 여러 조건과 다른 환경을 고려해 여러 형태로 맺어지고 있는 만큼 가이드라인 신설 자체에도 IT 생태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인기협 측의 생각이다.

기존 가이드라인 제11조제1항(인터넷 트래픽 변경이나 급증 등이 예상될 때는 CP들이 ISP 측에 관련 정보를 알려야 한다) 내용에 대해서도 "통신사가 이용자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는 추측성 근거 아래 특정 계약 조건을 강제할 경우 CP는 통신사 조건을 허락할 수밖에 없는 일방적 관계가 형성된다"고 부당함을 제기했다.

김 실장은 "가이드라인은 구체적 명확해야 하는데 자의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이 다분하고, 불명확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CP와 통신사 사이 갈등 고조의 우려가 있는 부분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ISP측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 연합회 실장, "가이드라인 제정 목적에 이용 대가 산정·지불, 합리적 계약조건 적용 등 명시하고 '이용대가'포함시켜야"

이에 대해 ISP 측 의견을 대변한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은 "가이드라인 제정에 찬성한다"면서 "2년간 한 회의 기록을 보면 (CP 측도) 망 이용가이드라인 제정에 합의한 사안으로 나오는데, 오늘 인기협이 말하는 부분은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용자 보호, 인터넷 생태계 진입 장벽 해소 선순환 형성을 기대하나, 글로벌 CP들의 절대적 위상과 영향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시장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 정부의 합리적인 시장 규범은 필요하다"면서 현재 가이드라인(안)의 일부 수정 요청사항들을 정리해 발표했다. 그는 "예를 들면, 가이드라인의 제정 목적에 이용 대가 산정·지불, 합리적 계약조건 적용 등을 명시해야 하고, 계약서에 반영돼야 하는 항목이 명시된 부분에는 '이용대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실장은 "현재 조건만으로는 글로벌 대형CP의 불공정행위를 막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본인 지배력을 활용해 상대방에게 현저하게 유불리한 인터넷망 이용조건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지 못하게 하고, 요금 대가 역시 상대에 불리하거나 차별적인 정도로 요구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실 의무 조항 신설을 요청한다. 인터넷망에 무임승차해 대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CP가 전송 지연, 장애 유발을 할 경우 ISP가 트래픽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회 역시 관련 법을 신속히 마련해 공정경쟁의 룰이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장준영 법무법인세종 변호사는 "상설전문협의기구가 앞으로도 계속 작용해서 가이드라인이 전세계 최초로 인터넷 시장을 정립한다는 의미로 작용하도록해야 한다"면서 "가이드라인 완화와 강화, 개선 필요성 등 지속적으로 협의체를 통해 계속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지연 한국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망 이용 관련 통신사와 CP 양 측은 망 이용 문제인식과 용어 정리, 바라보는 시각에 의견 간극이 첨예하고, 오해도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간극 줄이는 과정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 들고, 팩트체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안이 시장에서 아무 문제 없었다면 가이드라인을 만들 이유도 없었고, 이 안에서 치열하게 논의할 이유도 없다"면서 "상위 몇개 트래픽이 집중된 시장지배적 사업자들과의 불공정 계약 문제 등 시장 질서를 만드는 과정들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망 이용료 가이드라인은 지난 2017년 인터넷 사업자 간 망 이용조건 차별 논란이 불거지는 등 망 이용계약 과정에서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가 발단이 됐다. 특히 글로벌 CP들이 망 이용료를 내지 않는 등의 불공정한 관행과 달리 국내 CP들은 과도한 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역차별 논란 등이다.

이에 지난해 11월부터 방통위, 과기정통부, 전문가들로 이뤄진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는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제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방통위는 이날 진행된 공청회에서의 의견을 덧붙여 최종 안을 올해 안에 보고 안건으로 올려 상정한 후 1개월 후 정식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통위는 가이드라인이라는 최소 규율을 통해 망 이용대가에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망 이용계약 과정에서의 사업자 간 불공정 행위와 이용자 피해 방지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안)은 전체 5장과 14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주요 내용은 ▲계약 원칙 ▲계약서 작성 원칙 ▲불공정 행위 유형 ▲부당성 판단 기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각 사업자 의무 등으로 구성됐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