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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해외 씀씀이는 '증가' 내수는 '부진'

한현주 기자

기사입력 : 2019-11-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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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소비와 해외 소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 씀씀이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은 47억3600만 달러로 전분기(46억7100만 달러)보다 1.4% 증가했다. 3분기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은 712만 명으로 전분기(714만 명)보다 줄었지만 여름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나간 여행객들의 소비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소비는 우울하다. 지난 10월 발표한 올해 3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쳐 전체 경제 성장에 기여한 바가 0%였다. 소비심리 하락과 불안한 대외여건으로 의류 등 필수 소비재와 같은 준내구재와 비·내구재의 소비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건설투자(건설기성)는 7.6% 줄었다.

이처럼 국내소비 회복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가계 부채 증가로 소비 여력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분기 가계부채는 경제 성장률이나 소득 증가세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경고등이 켜졌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가계신용은 1572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말 1556조7000억 원보다 15조9000억 원(1.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은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와 전세자금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분기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전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8조4000억 원에서 9조5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그렇다고 해서 소득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다. 이러니 가계의 소비여력이 줄 수밖에 없다. 소비부진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날 발표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3분기 가계소득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가계신용 증가율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2.7%로 집계됐다. 국제사회에서 가계부채 수준을 가늠할 때 비교 대상으로 삼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의 올해 증가율(1분기 1.4%, 2분기 2.3%)을 봐도 가계빚 증가 속도에 한참 못 미친다.

더욱이 세금과 이자, 사회보험료 등으로 나가는 돈이 월 114만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6.9% 늘어난 113만8200원으로 집계됐다. 세금, 국민연금 보험료, 건강보험료, 대출 이자, 경조사비, 종교단체 헌금 등 소비 활동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가계 지출이 비소비지출이다. 이것이 많으니 소비활동에 지출할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경기 둔화 요인으로 대출 증세를 둔화시키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률에 비해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경기둔화 우려로 소비심리가 약화되면서 민간소비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소가 됐다"면서 "소득 증대를 위한 정부 정책 등으로 민간소비의 안정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