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과학연구원 회보에 발표된 연구는 남대서양 무인도 '인억세서블섬'에 버려진 플라스틱 병들과 같은 쓰레기를 72일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와 아르헨티나 사이, 남대서양 해류가 다시 도는 남쪽 끝 지점에 있는 이 섬의 면적은 13㎢로 벼랑으로 둘러싸여 있어 서쪽 해안의 돌투성이 모래 해변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
남대서양 해류는 남대서양에서 남극순환류 북쪽, 남위 30∼40 도 사이를 동쪽으로 흐르는 한류(寒流)를 말한다. 이 해류는 쓰레기를 싣고 와서 태평양 쓰레기 벨트에 비견될 거대한 쓰레기 벨트를 만든다. 그리고 텍사스의 두 배 크기의 쓰레기 벨트에는 1조 8000억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있다.
과학자들은 1984년과 2009년, 2018년 등 세 번 이곳을 방문해 플라스틱 수천 점을 수거했다.
또 병에 붙은 마크와 날짜를 분석한 결과 1980년대 병의 3분의 2는 남미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는 절반이 남미, 절반이 아시아에서 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9년 뒤인 2018년 조사결과 아시아에서 온 병이 전체의 75%를 차지했고 대부분이 중국에서 온 것으로 밝혀졌다.
2018년 수거된 중국제 플라스틱 병들의 대부분은 스탬프가 찍인 지 2년 안에, 중국 본토에서 더 가까운 곳에서 표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팀은 아시아에서 대서양까지 자연스레 병이 표류하려면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인 만큼 중국 상선이 원천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 섬 근처 수역을 항해하는 아시아 화물선의 숫자는 1980년 이후 크게 증가했다.
과학자들은 이들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출처를 모르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일부분 답을 제시하는데 페트병의 경우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중국 상선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보고서 주 저자인 피터 라이언(Peter Ryan)은 "쓰레기는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온 것이며 일부 상선은 그런 짓을 하는 데 아마 아시아 선박일 것"이라면서 "쓰레기 투기는 유엔해양오염방지협약(마폴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언은 "중국 병은 다른 나라로 수출되거나 다른 나라의 선박에 팔린뒤 버려졌을 수 있다"면서 "유엔에 따르면 남미와 아프리카는 생수를 적게 수입하며 이들 지역에서 판매하는 생수들은 지역에서 생산된다"고 덧붙였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