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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덮친 AI 거품론…수익성 우려 속 삼성·SK하이닉스 영향은?

앤스로픽도 자금조달 경고등…미 기술주 일제히 하락
AI 기업들 현금흐름 악화 우려…수익 여부 놓고 우려 증폭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큰 흔들림 없어…"펀더멘털 변화 없어"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수익성을 놓고 미국 내에서 또다시 AI 거품론이 일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수익성을 놓고 미국 내에서 또다시 AI 거품론이 일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빅테크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 대비 수익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2.9% 급락했고, 기술주 시가총액은 1조 달러 넘게 증발했다.

불씨는 앤스로픽의 기업공개(IPO)에서 시작됐다. 앤스로픽은 지난달 26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 신고서를 내고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조달에 나섰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투자자들에게 "앤스로픽이 IPO 이후에도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앤스로픽의 상반기 매출은 163억 달러로 14배 이상 늘었지만 막대한 인프라 비용은 부담이다. 투기 등급에 머물면 조달 비용이 뛰어 대규모 컴퓨팅 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의미다.

빅테크의 현금흐름도 흔들린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분기 설비투자에 514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423억 달러)의 121%에 해당하는 규모로, 잉여현금흐름은 2분기 연속 적자(91억 달러)를 기록했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달 29일 12% 급락하며 시가총액 약 5000억 달러가 사라졌다. 아마존의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도 424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이 올해 조달한 부채도 3260억 달러로 전년의 세 배에 이른다.
월가에서는 성과로 증명하라는 요구가 거세다. 블랙스톤 등 미국 자산운용사들은 AI 기업이 몸집 키우기가 아닌 구체적인 수익으로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실제로 트레이딩업체 XTB의 캐슬린 브룩스 리서치 총괄은 "투자자들이 이제 대가를 원한다"고 짚었다.

PC·메모리 기업의 부진도 거품론에 불을 지핀다. 올해 150% 가까이 오르던 인텔은 PC 시장 둔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뒤 주가가 29% 폭락해 1970년대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AI 인프라 투자가 집중된 미국에서 거품론이 거세지자 관심은 우리 반도체 업계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다만,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수요를 재확인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큰 흔들림이 없다는 평가다.

두 회사의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사실상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SK하이닉스는 향후 3년치 물량 판매를 마무리했다. 고객사가 선수금을 내거나 물량을 가져가지 않아도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장기공급계약(LTA)이 늘고 있어, 설령 AI 투자가 꺾이더라도 실적 방어막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LTA는 불황기에도 매출을 일정 부분 보장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하락으로 출발했지만 이내 방향을 바꿔 각각 1.78%, 3.81%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AI 거품론의 근간이 되는 수익성 유무를 놓고 과도한 우려와 요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간담회에서 “AI는 이제 4~5살짜리 어린아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성장 초기인 기술에서 당장 수익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는 취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계자도 "현재는 제품을 만들기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슈퍼사이클이란 현 상황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거품론부터 반도체 고점론까지 의심이 계속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업계의 펀더멘털은 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상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park03@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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