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용 아이오닉 V 시작으로 5년간 신차 20종…기획·개발부터 현지 소비자 요구 반영
CATL·모멘타·바이두 등 中 생태계 활용…글로벌 품질에 현지 속도·공급망 결합
CATL·모멘타·바이두 등 中 생태계 활용…글로벌 품질에 현지 속도·공급망 결합
이미지 확대보기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가격 경쟁에만 매달리기보다 품질과 안전,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현지 업체들의 빠른 개발 속도와 촘촘한 공급망을 결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BYD와 지리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은 물론 짧은 신차 개발주기와 빠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현지에 밀집한 배터리·부품 공급망까지 앞세워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넓혔다. 차량 성능뿐 아니라 인포테인먼트와 연결성, 업데이트 속도까지 구매 판단 요소로 떠오르면서 본국에서 개발한 차량을 가져와 일부 사양만 바꾸는 방식으로는 소비자 취향과 기술 변화가 빠른 중국 시장을 따라가기가 어려워졌다.
현대차가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한 아이오닉 V는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CATL 배터리를 적용했고, 중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모멘타와 협력해 현지 도로 환경에 맞춘 L2+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갖췄다.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전용 모델을 현지 기술과 공급망을 활용해 처음부터 함께 개발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방식을 후속 제품으로 확대해 향후 5년간 순수전기차(BEV)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등을 포함한 신차 20종을 투입하고 중대형 차급까지 제품군을 넓힐 계획이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베이징현대에 80억 위안을 공동 투자한 것도 신차 개발과 생산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제품을 결정하는 출발점도 한국 본사에서 중국 현지로 가까워지고 있다. 현지 디자인센터가 차량과 콘셉트카 개발 초기부터 중국 소비자의 생활방식과 선호를 반영하고, 상품기획과 디자인 단계에서 나온 현지 의견을 개발 과정에 곧바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본사 중심의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중국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지능형 교통시스템, 클라우드에서는 바이두와 협력을 이어가며 중국의 디지털 환경에 맞춘 기술 대응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는 CATL, 자율주행은 모멘타 등 현지 기업의 기술을 제품 개발 과정에 끌어들이면서 중국에서 이미 구축된 부품·배터리·소프트웨어 공급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협업은 중국 업체들의 빠른 신차 개발주기에 대응하면서 개발기간을 줄이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 소비자 요구를 제품 기획 단계부터 반영해 출시 이후 사양을 수정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현지 조달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에도 대응할 수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품질과 안전, 제조 경쟁력을 더해 중국 업체와 다른 상품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차와 다시 싸우기 위해 중국의 기술과 공급망을 밀어내기보다 그 안으로 들어가 활용하는 전략이다. 중국의 속도와 현지 생태계에 현대차그룹의 품질·제조 경쟁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가 향후 중국 시장 저변 확대와 재도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