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 빅테크, 관세 펜스 뚫고 가성비 앞세운 중국산 AI로 대이동

앤스로픽의 ‘클로드 미토스’ 규제 틈새 타격
中 딥시크(DeepSeek)·Z.ai 6월 시장 점유율 폭발… 오픈소스로 미국 안방 시장 침투
코인베이스·우버 등 비용 절반 폐기… 6월 마지막 주 중국산 토큰 소비량 美 추월
딥시크(DeepSeek)의 로고가 휴대폰의 AI 비서 앱과 함께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딥시크(DeepSeek)의 로고가 휴대폰의 AI 비서 앱과 함께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첨단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시장의 규제가 높아지고 주요국들의 기술 장벽이 치열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단행한 자국 인공지능 수출통제 조치가 오히려 미국 기업들의 중국산 AI 채택을 폭발적으로 부추기는 부작용(역효과)을 낳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AI 연산 비용 족쇄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산 폐쇄형 모델을 폐기하는 대신, 가격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갖춘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 유통망으로 자본을 옮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와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급망 가액 지표 분석에 따르면,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코인베이스, 우버 테크놀로지스, 에어비앤비 등 미국의 간판 기업들이 자사 내부 시스템과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에 중국산 AI 모델을 대거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이례적인 자본 및 데이터 수송 흐름은 미국 스타트업 ‘오픈라우터’가 관리하는 800만 명 이상의 엔지니어 토큰 사용량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트럼프의 ‘클로드 미토스’ 중단 조치 직격탄… 미국 기업들, 비용 절반으로 뚝


미국 기업들의 중국산 AI 랠리를 촉발한 직접적인 도화선은 지난 6월 미 행정부가 단행한 안보 통제 가이드라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술 안보 강화를 이유로 미국 대표 AI 기업 앤스로픽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 5’와 ‘클로드 페이블 5’에 수출 규제 펜스를 쳤고, 이로 인해 앤스로픽은 두 모델의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조치로 서비스 중단 리스크를 마주한 미국 기업들은 대안 마련에 착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앤스로픽 가격의 단 5% 수준에 불과한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의 압도적인 경제성에 매료됐다.

미국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AI 모델을 중국 Z.ai의 ‘GLM’과 문샷 AI의 ‘키미’ 등 가성비 모델로 대거 이전하여 전체 AI 지출 비용을 거의 절반으로 절감했다”고 정직하게 밝혔다.

소프트웨어 코딩과 방대한 텍스트 연산 장부 처리에 특화된 중국 Z.ai의 최신작 ‘GLM-5.2’는 6월 중순 출시 직후 전 세계 500여 개 모델의 실용 역량 평가에서 구글을 제치고 종합 5위에 오르는 메가 마일스톤을 달성하며 미국 엔지니어들을 경악하게 했다.

6월 마지막 주 중국계 토큰 ‘25조 개’ 발행 폭발… 오픈AI·구글 점유율 급감


이 같은 기술 자강론적 포트폴리오를 앞세운 중국계 AI의 공세에 미국 안방 시장의 토큰 수율은 완전히 뒤집혔다.

연초까지만 해도 미국산의 절반 미만에 머물던 중국 AI 모델의 토큰 소비량은 지난 2월 이후 미국을 여러 차례 추월한 데 이어, 6월 마지막 주에는 무려 25조 개의 토큰을 발행하는 폭발적인 랠리를 기록했다. 이는 5월 말 대비 두 배 이상 팽창한 수치이자, 동일 기간 미국산 모델 전체 소비량보다 78%나 많은 매머드급 용량이다.
특히 2025년 1월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중국의 ‘딥시크’는 6월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9%를 독점하며 1위 왕좌를 차지했다. 딥시크와 Z.ai, 샤오미 등 중국계 군단이 무서운 속도로 영토를 넓히는 사이 전통의 강자였던 오픈AI와 구글의 주가 및 시장 지배력 지표는 완연한 하락 파이프라인으로 빨려 들어갔다.

오픈라우터 수뇌부는 “비용 효율성이 올여름 테크 헤드라인을 장악한 만큼, 저렴하면서도 강력한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로의 자본 집중 전개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최대 규모 기술 가로채기 저질렀다”… 무단 ‘증류’ 공방전


중국산 AI의 거침없는 부상에 미국 기술 진영의 경계 수위는 가혹하게 치솟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가 고성능 AI의 산출물을 독점해 민주주의 체제의 쇠퇴를 부추길 수 있다고 서방 진영에 강력한 경고 수신호를 보냈다.

특히 미국 측이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목하는 대목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고성능 유료 모델을 활용해 자국 AI의 성능을 가쁘게 튜닝하는 이른바 ‘증류’ 전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앤스로픽은 6월 중순 미국 상원 의원들에게 보낸 공식 서한을 통해 중국 최대 유통·테크 거두인 알리바바를 정직하게 겨냥하며, 이들이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무단 증류 공격’을 감행해 막대한 R&D 자본 투입 없이 공짜로 기술을 복제해 가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AI 전문가 타카야나기 신이치는 “복제가 용이한 오픈소스 모델의 특성상 사전 심사 같은 무역 규제 조치로는 통제 펜스를 세우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중국산 초저가 공세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빅테크들 역시 단가 인하 압박을 받아 궁극적으로 AI 안전 조치 소홀 및 투자 정체 부침이라는 파멸적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이버 방어벽 무력화와 생물무기 개발 리스크라는 안보적 족쇄에도 불구하고 가성비를 무기 삼아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 주권을 통째로 잠식해 들어가는 중국 오픈소스 연합군의 대담한 시장 침투 드라마와 해외자본의 수송 흐름은, 하반기 세계 거시경제 지형을 흔들 가장 뜨거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