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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수주 'D-데이' 임박… 한화 vs TKMS, 현지 판세 해부

오타와·베를린 현지 언론 종합… "더 좋은 잠수함이 아니라, 어느 안보 체계에 들어갈 것인가"의 선택
캐나다 잠수함 수주는 '더 좋은 잠수함'을 고르는 경쟁이 아니라, 캐나다가 앞으로 40~50년간 어느 안보 체계에 들어갈 것인가를 묻는 선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잠수함 수주는 '더 좋은 잠수함'을 고르는 경쟁이 아니라, 캐나다가 앞으로 40~50년간 어느 안보 체계에 들어갈 것인가를 묻는 선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번 수주는 '더 좋은 잠수함'을 고르는 경쟁이 아니라, 캐나다가 앞으로 40~50년간 어느 안보 체계에 들어갈 것인가를 묻는 선택이다.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대 12, 생애주기 비용 기준 약 60조 캐나다 달러(64조 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한국 조선·방산 역사상 단일 최대 규모의 수출이 걸린 분수령이다.

한국 방산 당국과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가 'K-방산 팀코리아' 체제로 공동 전선을 구축해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스(TKMS)2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캐나다와 독일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이번 수주의 본질은 '성능 우열'이 아니라 "캐나다가 어느 안보 생태계에 더 깊이 편입될 것인가"라는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발표 시점, '향후 30일 내'NATO 정상회의가 분수령

캐나다 정부는 당초 6월 말 이전 발표를 공언해 왔다.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달 오타와 방산 전시회 CANSEC에서 6월 안에 선호 공급사를 지명하겠다고 못 박았다. 다만 이는 계약 체결이 아니라 협상 개시 신호로, 구속력 있는 계약은 추후에야 서명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명되면 캐나다 정부와의 세부 협상권을 얻을 뿐, 최종 계약은 아니다.

발표 시점은 다소 유동적이다. 지난 17(현지시간) 캐나다 국방조달담당 국무장관 스티븐 퍼는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향후 30일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말을 넘겨 7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변수는 7월 초 NATO 정상회의다. 독일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캐나다 정부로서는 정상회의 직전 결과 발표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71일 시작되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CUSMA) 재검토 전에 잠수함 승자를 발표해 통상 협상 변수를 정리하려는 정치적 유인도 거론된다.

캐나다는 무엇을 우선시하나, 네 가지 판단 축


현지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캐나다의 판단은 크게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첫째, 동맹 연동성(NORAD·NATO)이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대 제프리 콜린스 교수는 캐나다 잠수함이 NORAD 의무에 따라 미국과 보안 센서·통신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방 동맹 체계에 이미 편입된 플랫폼이 아니면 채택이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칼턴대 필립 라가세 교수도 이번 결정을 "40~50년짜리 전략적 동반자 선택"으로 규정했다.

둘째, 인도 시점(전력 공백 리스크)이다. 캐나다의 빅토리아급 4척은 1980년대 영국 건조분을 1990년대 후반 중고로 도입한 것으로, 동시에 1척을 가까스로 가동하는 수준이다. 2030년대 중반 퇴역을 앞둔 만큼 신형 도입이 늦어지면 세계 최장 해안선과 북서항로 주권을 지킬 잠수함이 없는 '전력 공백'이 발생한다.

셋째, 산업·고용 효과(국내 정치 변수). 캐나다 정부는 3월 초기 제안 접수 후 양측에 경제·산업 협력 보강을 요구했다. 카니 총리는 경제적 파급효과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군사 요건과 함께 저울질하겠다고 밝혔다.

넷째, 기술(실증 vs 개발)이다. 운용 중인 검증 플랫폼이냐, 차세대 신규 설계냐의 문제다.

네 축이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한국의 강점, '속도''검증된 실물'


한국 '원팀'의 핵심 무기는 인도 시점과 운용 실적이다. 한화오션은 KSS-III(장보고-III) 배치-II 4척을 2035년까지 인도하고, 이후 연 1척씩 건조해 12척 전량을 2043년까지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 4척 인도 시점이 TKMS2036년보다 1년 빠르다.

실물 외교도 한국이 앞섰다. 한국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은 14000km 이상을 항해해 523일 캐나다 에스콰이몰트 기지에 입항했다. 항해 중 캐나다 해군 잠수함 승조원 2명이 하와이~빅토리아 구간에 동승해 Combined C4I(통합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 체계로 캐나다 태평양함대와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는 이 항해가 "한국·캐나다 잠수함 간 상호운용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했다"고 평가했다. 검증된 실증 플랫폼이라는 점은 사전개발 단계인 212CD 대비 '낮은 기술 리스크'로 통한다.

산업 패키지도 공격적이다. 한화는 429일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APMA)와 합작법인 '프로젝트 애로우 디펜스'를 발표했고, 61일에는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온타리오에 파견해 알고마스틸과의 34500만 캐나다 달러(3730억 원) 협력 등을 마무리했다. 한화 측은 940억 캐나다달러(1016450억 원) 규모의 GDP 기여와 2026~2044년 연평균 22500개 일자리를 제시한다.

한국이 안고 있는 리스크와 대응


다만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캐나다 의사결정자 입장에서 한국 측 약점도 분명하다. KSS-III는 기본적으로 NATO 표준 플랫폼이 아니어서 통신·암호·센서 통합에서 추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미국산 전투체계와 NATO 호환 장비를 유연하게 탑재하는 국산화·미국화 투트랙 전략으로 NORAD 체계상 미국과의 데이터 공유 리스크를 상쇄한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또한, KSS-III가 갖춘 수직발사체계(VLS)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운용을 가능케 하는 강점인 동시에, 일부에서는 '공격적 플랫폼'으로 비칠 정치적 민감성도 지적된다. 그러나 북극해와 태평양에서 러시아·중국의 해군력 팽창에 직면한 캐나다 군부 내에서는 오히려 확실한 보복·억제 능력을 갖춘 VLS를 매력적인 카드로 주목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독일이 27개국 해군에 잠수함을 공급하며 구축한 글로벌 군수지원 네트워크에 비해 후속 정비·지원 체계가 상대적으로 얇다는 평가도 있다. 한화는 영국 밥콕(Babcock Canada)과의 협력으로 이 약점을 보완하려 하고 있다.

독일의 논리, '리스크 최소화''생태계 편입


수세에 몰린 독일은 막판 총력전을 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5월 말 직접 오타와를 찾아 "캐나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독일의 승부수는 인도 시점 격차를 메우기 위한 '생산 슬롯 양보'. 독일과 노르웨이가 각자 발주한 212CD에서 1척씩을 양보해, 캐나다가 신규 건조를 기다리지 않고 가동 중인 라인에 진입하도록 해 2036년까지 4척을 인도하겠다는 것이다.

독일의 진짜 무기는 '리스크 최소화''동맹 생태계 편입'이라는 프레임이다. TKMS1960년대 이래 NATO 회원국 재래식 잠수함 시장에서 지배적 점유율(자사 집계 약 70%)을 유지해 왔고, 27개국 해군이 자사 잠수함을 운용한다. 독일·노르웨이가 이미 같은 기종을 발주한 만큼 캐나다가 합류하면 승무원 교환, 공동 훈련, 공동 정비 기지 운용이 가능하다.

3국 발주를 합치면 24척으로 세계 최대 재래식 잠수함 함대가 된다. 다시 말해 캐나다 입장에서 TKMS 선택은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운용 중인 NATO 생태계에 '편입'되는 결정에 가깝다.

경제 효과 역시 맞불을 놨다. TKMS와 독일 정부가 의뢰한 모델링은 GDP 효과 860억 캐나다달러(929940억 원), 부가가치 1670억 캐나다달러(1805820억 원), 65만 인년(人年·한 사람이 1년 일하는 노동량을 1단위로 환산한 누적 고용량) 이상의 고용 효과를 제시한다. 여기에 앨버타 탄소포집 설비, 매니토바 처칠항 확장 등 군사 외 투자 의향까지 더했다.

다만 양측 경제효과 수치는 산정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 한국은 '연평균 고용 인원', 독일은 '누적 인년'으로 제시했고, 30년 환산 시 양측 모두 연 2만 명 안팎의 고용 효과로 수렴한다. 무엇보다 두 수치 모두 입찰사가 의뢰한 모델링(한화는 KPMG, 독일은 정부·TKMS 의뢰)에 근거한 것으로, 3자의 독립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막판 변수, 정치와 '보이지 않는 승인자' 미국


현지 분위기는 '예측 불허'로 수렴한다. 올리버 부르크하르트 TKMS CEOCANSEC에서 "경기 3쿼터인데 아직 무승부"라고 말했다. 여기에 캐나다 내부 정치 변수가 더해진다.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로 생산이 위축된 자동차 산업을 끼고 있는 온타리오, 조선·해양 생태계를 가진 퀘벡 등 지역 산업 배분이 표심과 직결된다. 한화가 알고마스틸·자동차 부품 합작에 공을 들인 것도 이 지점을 겨냥한 것이다.

가장 결정적이면서도 드러나지 않는 변수는 미국이다. NORAD 체계상 캐나다 잠수함은 미국과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는 만큼, 미국의 묵시적 승인 여부가 최종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맹 표준 플랫폼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이 문제는 독일에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캐나다의 선택은 오타와뿐 아니라 워싱턴과 베를린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전형적인 '동맹 정치형 조달'에 가깝다.

그럼에도 한국이 강력한 경쟁자인 것은 이 구조적 불리함을 한·미 방산·조선 공조와 공급망 다변화로 정면 돌파하고 있어서다. KSS-III에 미국산 전투체계를 통합하는 '미국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미국의 함정 건조·정비(MRO) 역량 부족을 메우는 한·미 조선 협력도 지렛대로 거론된다. 캐나다가 태평양 안보와 한·미 공급망 연대를 중시한다면 최단 납기가 가능한 KSS-III는 미국에도 매력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맹 연동성은 독일 우위, 그러나 '의미 있는 역전 카드' 쥔 한국


종합하면 구도는 명확하다. 캐나다 입장에서 TKMS'리스크 최소화' 선택지이고, 한국은 '성능·속도 최적화' 선택지다. 동맹 연동성(NORAD·NATO)을 가장 앞세울 경우 NATO 잠수함 시장을 주도해 온 독일이 앞선다. 반면 인도 시점과 실물 검증, 공격적 산업 패키지에서는 한국이 의미 있는 역전 카드를 쥐고 있다.

현지 어느 언론도 승자를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 구조적으로는 독일이 근소 우위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일정·실증·산업 협력에서 한국이 그 격차를 좁혀 사실상 '50 50'에 가깝다는 것이 현 시점의 냉정한 판세다.

캐나다의 선택은 오타와뿐 아니라 워싱턴과 베를린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전형적인 '동맹 정치형 조달'에 가깝다. 최종 결과는 6월 말에서 7NATO 정상회의 전후에 가려질 전망이다. 발표 순간까지 캐나다 정부는 철저히 패를 숨기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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