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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이란, 핵 포기 안한다"…트럼프 합의 19일 서명 前 균열

정보당국·강경파 각료 줄줄이 '회의론'…60일 협상 타결 가능성에 찬물
유가 배럴당 80달러 붕괴에도 합의 불발 시 재급등 경고…투자자 주의보
린지 그레이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린지 그레이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양해각서(MOU) 공식 서명 행사(현지시각 19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를 이틀 앞두고 합의 이행을 자신하는 가운데,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란의 핵 양보 의지에 회의적인 평가를 내놓았다고 ABC뉴스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핵 협상 전망을 두고 백악관과 정보당국이 엇갈린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합의가 최종 타결로 이어질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

CIA "이란 핵 양보 의지 비관적"…정보당국·강경파 각료 회의론


ABC뉴스는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CIA 국장 존 래트클리프가 MOU 전자 서명 직전 대통령과 각료에게 이란의 핵 양보 의지에 비관적인 정보 분석 결과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평가는 이란 고위 당국자들의 신호정보(시긴트)에 기반한 것으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강경파 각료들의 회의론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도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가 수용 가능한 수준의 최종 합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첩보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ABC뉴스는 덧붙였다.

MOU 핵심 조항은 60일간 휴전 연장,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의 핵무기 개발 포기 확약이다. 그러나 핵농축 프로그램의 구체적 처리 방안은 60일 협상 기간에 논의하도록 미뤄진 상태다. 이란 측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3000억 달러 재건 펀드·동결 자산 해제…워싱턴 격론


합의 내용 공개를 앞두고 자금 지원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로이터는 17일(현지시각) MOU에 이란에 대한 3000억 달러(약 453조 원) 규모의 민간 재건투자 펀드가 명시돼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미 투자 약정을 완료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걸프 아랍 국가·아시아·남미·아프리카 기업들이 에너지·물류·제조·운송 분야 투자를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 기업들도 약정 기업 명단에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펀드는 정부 자금이나 보조금을 포함하지 않는 민간 투자 방식으로, 최종 합의가 체결될 때만 조성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이란에 어떤 자금도 투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월스트리트저널은 합의 초안이 약 240억 달러(약 36조 원) 규모의 이란 동결 자산 해제와 대이란 제재 전면 해소 가능성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폭스뉴스를 통해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고 검증·사찰 체제를 수용해야만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이란은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단 1센트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 강경파 인사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란이 합의를 어떻게 묘사하는지가 끔찍하다"며 MOU 전문 공개를 거듭 촉구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현재로서는 합의를 통한 합의, 즉 틀만 잡힌 수준"이라고 평가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합의를 발표한 지 이틀이 지났는데도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비공개 의회 브리핑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합의문을 의회에 보내겠다. 이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송부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2015년 이란핵협정검토법(INARA)에 따라 이란 핵 합의는 제재 완화 전 의회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가 3개월 만에 최저…호르무즈 재개방에 에너지 시장 냉각


에너지 시장은 합의 소식에 즉각 반응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7일 배럴당 79.97달러(약 12만 원)까지 하락해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80달러 선이 무너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76.88달러로 3월 10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전인 2월 말 기준 브렌트유와 WTI는 배럴당 65~70달러 수준이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거래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항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박들이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19일 서명식에 맞춰 해협이 완전히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도 봉쇄 해제 작업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으나, 이란혁명수비대(IRGC)와의 사전 조율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합의 이행 가도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남아 있다. 이란 측은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가 합의의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 당국은 레바논 문제가 MOU의 조건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선언한 이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휴전을 84차례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공격이 계속된다면 강력한 대응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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