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특수를 이끌던 후지쿠라 주가, 고점 대비 일주일 만에 반토막 나며 시장에 충격
영업이익 70% 증가 목표 중기 경영계획 발표에도 시장 눈높이(사전 예상치) 못 미쳐 웅크린 매수세
광케이블 필수 원자재인 '수소' 조달난 부각… AI 랠리의 실적 변동성 및 공급망 리스크 경종
영업이익 70% 증가 목표 중기 경영계획 발표에도 시장 눈높이(사전 예상치) 못 미쳐 웅크린 매수세
광케이블 필수 원자재인 '수소' 조달난 부각… AI 랠리의 실적 변동성 및 공급망 리스크 경종
이미지 확대보기생성형 인공지능(AI) 특수 랠리의 선두 주자였던 후지쿠라(Fujikura)의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 일주일 만에 반토막 나며 일본 증시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일본 매체 뉴스위크(Newsweek)는 이번 급락에 대해 AI 패러다임에 대한 투자자들의 과도한 기대감과 제조업이 직면한 현실적인 공급망 제약 사이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준 일종의 경고등이라고 분석했다.
역대급 실적 가이드라인 제시에도 시장이 돌아선 이유
13일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후지쿠라 주가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데이터센터 확장 수혜 기대로 연초 대비 2.7배 폭등하며 지난 5월 14일 상장래 최고가인 7,933엔을 찍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뒤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밀려나며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후지쿠라 쇼크'라 부르기 시작했다.
폭락의 도화선이 된 것은 후지쿠라 경영진이 발표한 2027년 3월기(이하 일본 회계연도 기준) 실적 전망과 새 중기 경영계획(2026~2028년도)이었다. 후지쿠라는 최종 연도인 2029년 3월기 목표로 매출액 1조 6,000억 엔, 영업이익 3,150억 엔(영업이익률 19.7%)을 제시했다. 직전 연도 영업이익(1,887억 엔)보다 무려 70% 이상 증가한 수치이자 광케이블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해 한미 양국에 최대 3,000억 엔을 투자하겠다는 공격적인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눈높이는 이미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당시 증권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평균은 무려 4,605억 엔으로, 후지쿠라가 제시한 정석적이고 보수적인 목표치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오히려 '성장 둔화'로 받아들여졌다. 목표로 제시된 자기자본이익률(ROE) 28.5% 역시 눈높이를 채우지 못했다. 오카다 나오키 사장조차 "시장과 투자자들의 기대가 다소 과도하게 높았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수소 부족'이라는 뜻밖의 암초… AI 상장의 민낯 노출
지나치게 높은 기대감 외에도 실질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은 '공급망 병목 현상'이었다. 뉴스위크는 후지쿠라가 광물 및 광섬유 케이블 제조의 핵심 원자재인 '수소'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품 공급 능력이 제한받고 있다는 점이 하락세를 부추겼다고 짚었다.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지만 원자재가 없어 물건을 못 파는 상황이 예측되자, 경영진은 실적 가이드라인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 시장은 이를 '수익 확대 기회의 상실'로 해석하며 실망 매물을 쏟아냈다. 여기에 단기 급락에 놀란 신용거래 투자자들의 반대매매(청산) 물량까지 가세하며 하락 진폭을 키웠다.
이번 사태는 소수의 기술 주도주에만 자금이 극단적으로 쏠려 있던 일본 AI 상장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탈)보다는 투기성 자금의 쏠림으로 지수가 방어되던 구조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반도체나 AI 인프라 산업의 경우 공급망 제약의 부정적 여파가 전방 산업보다 다소 늦게 발현되는 특성이 있는데, 후지쿠라가 그 첫 타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밸류에이션 부담 여전하나… 중장기 펀더멘탈은 견고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았음에도 후지쿠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50배 안팎으로, 동종 경쟁사인 스미토모 전기공업(약 34배)에 비해 고평가 부담이 남아 있는 편이다.
다만 중장기 전망까지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폭락 직후에는 주가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글로벌 기관들의 강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루 만에 11.8% 폭등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광섬유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본질적인 명제는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스위크는 후지쿠라가 다시 장기 상승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노출된 수소 조달 병목 현상을 조속히 해결하고, 공급 부족 상황을 역이용해 제품 가격 인상(비용 전가)을 성공적으로 이뤄내 시장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가시적인 행보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