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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공급 절벽 과소평가”… “국제 유가 수년간 100달러 이상 고착화” 경고

미·이란 합의 기대감에 100달러 붕괴에도 트럼프 “협상 서두를 것 없다” 일침에 반등
일일 1,500만 배럴 증발·공매도 폭증 동상이몽… IEA “7~8월 석유 시장 잔혹한 ‘적색 구역’ 진입”
셰일 붐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투자 가뭄’ 부메랑…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시 120~150불이 뉴노멀”
중동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전 세계 석유 공급망의 핵심 축이 무너진 현실을 금융 시장이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에너지 전문가들의 혹독한 경고가 쏟아졌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동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전 세계 석유 공급망의 핵심 축이 무너진 현실을 금융 시장이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에너지 전문가들의 혹독한 경고가 쏟아졌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
미국과 이란 간의 외교적 타결 낙관론에 기대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국제 유가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전 세계 석유 공급망의 핵심 축이 무너진 현실을 금융 시장이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에너지 전문가들의 혹독한 경고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각) 글로벌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의 이리나 슬라브(Irina Slav) 수석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이번 주 브렌트유는 미·이란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며 수일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언론을 향해 “이란과의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 중이나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통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유가는 반등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지구촌 석유 15%가 사라졌는데”… 금융 트레이더들의 ‘위험한 불장난’


에너지 통상학계와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진영은 현재 극단적인 ‘동상이몽’에 빠져 있다.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공습에 맞선 이란군의 해협 폐쇄 사태가 3달째를 맞이했음에도, 금융 시장의 투레이더들은 이번 위기가 곧 끝날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론에 베팅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전 세계 일일 석유 공급량의 약 15%에 달하는 1,400만~1,500만 배럴의 원유가 공급망에서 완전히 증발했음에도 유가 하락을 점치는 공매도 세력이 무섭게 불어났다.

수석 에너지 분석가 존 켐프(John Kemp)의 대차대조표 데이터에 따르면, 브렌트유 약세(공매도) 포지션은 지난 3월 말 4,000만 배럴 수준에서 5월 19일 기준 1억 배럴까지 폭증하며 7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실물 원유가 통과해야 할 호르무즈 수로는 여전히 굳게 닫혀 있으며, 그 파급 효과는 전 세계 가치사슬을 정조준하고 있다.

IEA “7~8월 석유 시장 최악의 ‘위험 구역(Red Zone)’ 진입할 것”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금융 시장의 안일한 태도에 전격 경고등을 켰다.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은 이달 초 긴급 브리핑을 통해 “급격한 비축유 재고 고갈, 중동발 수출 공백, 그리고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의 수요 폭증이 맞물려 오는 7월과 8월 사이 글로벌 석유 시장이 혹독한 위험 구역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 경고했다.

비롤 총장은 현재의 위기가 단순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선 구조적 모순이라고 짚었다. 성수기 진입 시점에 맞춰 중동산 신규 원유 수입 루트가 완전히 차단된 데다, 더 큰 저변의 아킬레스건인 ‘글로벌 석유·가스 투자 가뭄’이 마침내 폭발했다는 진단이다.

천연자원 전문 투자사인 괴링 앤 로젠콰이그(Goering &Rozencwajg)의 아담 로젠콰이그 파트너는 “지난 2010년 미국의 셰일 붐 이후 약 10년 동안 전 세계 석유 산업에 대한 자본 지출(CAPEX)은 극도로 위축되어 왔다”며 “미국 셰일 지역마저 생산량 성장이 확연히 둔화된 상황에서 터진 호르무즈 봉쇄는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을 붕괴 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120~150달러가 새로운 표준 될 것”… 잃어버린 시간 만회할 폭등 예고


괴링 앤 로젠콰이그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주식·원자재 시장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이 정도로 막대한 규모의 물리적 공급 훼손을 장기간 겪어본 적이 없다”며 “인류는 지금 역사적 규모의 심각한 물리적 병목 현상에 직면해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과거 2008년 유가 초폭등 시기의 최고점을 고작 배럴당 4달러 상회한 현재의 유가(배럴당 100달러 안팎)는 실물 시장의 위기 강도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일시적 불편함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이 인식이 실물 시장의 재고 고갈로 인해 깨지는 순간, 유가는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수직 상승하게 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외교적 타결로 호르무즈 해협이 당장 내일 재개방되더라도, 하루 1,500만 배럴에 달하는 거대한 생산 및 물류 라인을 정상화하는 데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년간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20달러에서 150달러 선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표준(뉴노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석유와 가스는 전 세계 시스템을 아주 천천히 통과하며, 정보 역시 마찬가지”라며 “시장의 진정한 비극은 근본적인 불균형이 파국에 이른 뒤에야 대차대조표 전면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뼈아픈 실리주의적 경고를 덧붙였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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