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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내일의 시장] 거대 시장 넘어 생산거점으로…인도 다시 보는 산업계

거대 내수·현지화 정책 맞물려 생산기지 가치 부각
조선·철강·모빌리티 확장 기대 속 규제·행정 장벽 숙제
정기선 HD현대 회장(뒷줄 맨 오른쪽)과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앞줄 맨 오른쪽)를 비롯한 ‘글로벌 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이 지난 1월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도 총리실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정기선 HD현대 회장(뒷줄 맨 오른쪽)과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앞줄 맨 오른쪽)를 비롯한 ‘글로벌 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이 지난 1월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도 총리실 홈페이지
국내 산업계와 인도가 경제 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체계 확대를 노리고 있다. 단순한 투자 강화 차원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국내 산업계가 인도를 생산과 투자, 공급망을 함께 엮을 수 있는 전략 거점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는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 거대 소비시장을 넘어 생산기지와 투자처, 공급망 협력 대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수준의 인구와 성장 잠재력, 젊은 노동력,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장기 성장 거점으로서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인도는 이제 단순 판매 시장이 아니라 현지 생산과 조달, 사업 확장이 함께 가능한 국가로 읽히고 있다.

김경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은 "주요 대기업들은 인도를 핵심 협력·진출 대상국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거대 경제 규모와 시장, 젊은 인구 구조에 따른 풍부한 인력, 높은 기술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반드시 선점해야 할 국가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정부의 현지화 요구와 제조업 육성 정책 등을 고려하면 다수 한국 기업들은 단순 수출형보다 현지 생산형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인도 진출 방식도 판매 중심에서 생산·협력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이다. 현대차와 삼성전자, 기아, 효성티앤씨, HD현대 계열사, 롯데웰푸드 등은 이미 인도를 핵심 생산거점 가운데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인도는 최대 해외 생산거점 중 하나로 꼽히며 현지 생산능력이 100만 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포스코와 HD현대·현대차가 각각 철강과 조선,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을 넓히는 모습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대되는 효과는 대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인도 정부가 공급망 심화와 현지화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력 중소기업의 동반 진출과 부품·소재 조달처 다변화로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자와 자동차처럼 협력사 생태계가 중요한 업종일수록 현지 생산기지 확대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포스코가 20일(현지 시각) 인도에서 JSW스틸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자얀트 아차리야 JSW스틸 사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왼쪽부터)이 체결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가 20일(현지 시각) 인도에서 JSW스틸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자얀트 아차리야 JSW스틸 사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왼쪽부터)이 체결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포스코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 확대가 과거와 다른 점으로 진출 방식의 변화를 꼽는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인도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였지만 그간 실질적인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면서 "이번에 조선·철강 등 핵심 산업에서 협력이 확장된 것은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합작투자는 인도 시장 특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현지 협력 시도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닌 만큼 이번에는 기업 간 협력에 더해 정부 간 협력 틀과 산업별 논의 채널이 함께 맞물리며 실행 기반이 한층 넓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과 철강 협력이 함께 확대되는 점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김 교수는 "인도는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해양 국가로 물류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라면서 "조선 협력은 단순 산업 협력을 넘어 물류 기반을 확보하는 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철강과 조선이 함께 들어가는 구조는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기본적인 흐름"이라고 했다.

다만 기대가 곧바로 성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도는 토지 확보와 행정 절차, 산업별 규제 등에서 제약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현재는 양해각서(MOU)와 합작계약 단계인 만큼 향후 실행 과정에서 인도의 규제와 정치·경제적 변수 등 다양한 장애 요인이 존재한다"면서 "제도적 특수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인도 시장의 잠재력만큼이나 현지 제도와 시장 특수성에 맞춘 적응 전략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유경·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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