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지상 로봇 합동으로 러 병사 항복…1분기 누적 임무 2만4500건
UGV 운용 부대 1년 새 2.5배…미래 전쟁 방식 뒤흔들다
UGV 운용 부대 1년 새 2.5배…미래 전쟁 방식 뒤흔들다
이미지 확대보기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각) 키이우 '무기 생산자의 날' 행사 연설에서 "이번 전쟁 역사상 처음으로 무인 지상차량(UGV)과 드론, 즉 순수 무인 플랫폼만으로 적 진지 점령에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폴리티코(Politico),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등 복수 외신이 14일(현지시각), 러시아 병사들은 항복했고, 작전 전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 인명 피해는 전무했다고 일제히 확인 보도했다.
2만4500건의 무게…숫자가 증명한 전쟁 방식의 전환
이번 작전 한 건이 특별한 이유는 하루아침에 나온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간 UGV 누적 임무는 2만4500건에 달했다.
3월 단월로만 9000건을 넘겼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지난해 12월 밝힌 직전 6개월 누적 임무가 약 200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월평균 임무 건수가 330건대에서 7300건대로 뛰어오른 셈이다.
이 기술을 실전 투입한 부대 수도 지난해 11월 67개에서 올 3월 167개로 두 배 반 이상 불어났다.
작전에 투입된 장비 면면도 화려하다. 지뢰 매설·화력 지원용 '터밋(TerMIT)', 장갑 화물 수송 로봇 '즈미이(Zmiy)', 중형 무인 지상 플랫폼 '프로텍터(Protector)', 다목적 자폭형 '라텔(Ratel)', 정찰·타격용 '아르달(Ardal)'·'리스(Rys)', 다기능 '볼리아(Volia)' 등 7개 플랫폼이 동원됐다.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이들 UGV의 대당 평균 단가는 2만 달러(약 2950만 원) 미만으로, 유인 장갑차 대비 훨씬 낮은 비용에 병사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이 확대 보급의 핵심 근거가 되고 있다.
작전 전술 구조는 명확한 역할 분담에서 출발했다. 공중 드론이 먼저 러시아군 진지를 정찰·타격해 방어망을 허문 뒤, 지상 로봇이 빈틈을 파고들어 진지를 장악했다.
우크라이나 로봇 시스템 제조사 데브드로이드(DevDroid)의 올레흐 페도리신 연구개발 책임자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러시아 병사들이 우리 장비에 항복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UGV는 공중 드론과 결합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보병 80% 대체 가능" 전망…한국 방산업계도 촉각
이번 작전이 전쟁의 문법을 바꾸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그 한계를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이자 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출신인 이반 스투팍은 모스크바타임스에 "이번 작전은 소규모 2차 진지 점령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완전 무인 작전으로 성공했다면 다음에는 더 큰 목표도 같은 방식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 올렉산드르 카미신은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UGV가 지금 당장 보병의 30%를 대체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80%까지 가능하다. 변화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추격도 변수로 꼽힌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유리 표도로프는 모스크바타임스에 "러시아의 강점은 무언가를 복제하거나 자체 개발하면 대량 생산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능력"이라며 "다만 그러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유라시아 전문가 롭 리는 포린폴리시에 "숫자는 계속 늘고 있으며 2026년에는 더욱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방산업계에서도 이번 소식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복수의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실전 검증된 UGV 전술은 한국군의 유·무인 복합 체계 논의와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2027년까지 다목적 무인 지상 차량 전력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번 우크라이나의 실전 사례가 그 방향성과 속도를 재점검하는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미래는 이미 전선에 와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그것을 만들고 있다"는 젤렌스키의 선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월 7300건대로 치솟은 UGV 임무, 167개 부대로 불어난 로봇 운용 전력, 그리고 아군 피해 없는 진지 점령이라는 세 가지 수치가 그 말의 무게를 뒷받침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