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사석유화학 ‘불가항력’ 선언 이어 포모사플라스틱도 가동 차질… 4월 가격 공시 실종
에틸렌 가격 한 달 새 2배 폭등… 인도 인프라 수요 겹치며 ‘역대급 가격 인상’ 예고
에틸렌 가격 한 달 새 2배 폭등… 인도 인프라 수요 겹치며 ‘역대급 가격 인상’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끊기면서 아시아 최대 공급사인 대만 포모사 그룹의 생산 라인이 사실상 멈춰 섰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아시아 PVC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포모사 플라스틱스(Formosa Plastics)가 원자재 부족을 이유로 4월 출하 가격 발표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관련 산업 전체가 수급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 대만 석유화학 ‘올스톱’ 위기… 사상 첫 호르무즈발 불가항력
이번 사태는 대만 석유화학 산업의 심장부인 포모사 그룹 전체로 번지고 있다.
포모사 석유화학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 이후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에틸렌과 프로필렌 공급 의무 면제를 의미하는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상류 부문인 포모사 석유화학의 차질은 곧바로 하류 부문인 포모사 플라스틱스의 PVC 및 폴리에틸렌 생산 중단으로 이어졌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포모사 플라스틱스 역시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태이며, 이는 팬데믹 기간에도 드물었던 심각한 공급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매달 중순 다음 달 가격을 공시하던 관례와 달리, 4월 출하 가격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으면서 구매자들은 조달 계획 수립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에틸렌가 1400달러 돌파… “부르는 게 값”
원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PVC 가격의 기록적인 상승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아시아 시장의 에틸렌 가격은 3월 말 기준 톤당 1400달러(약 210만 원)를 기록하며 불과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모사가 가격 공시를 재개하더라도 재고 부족으로 인해 인상 폭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대만 외 지역의 PVC 현물 가격은 3월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중국의 석탄 기반(카바이드 공법) PVC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으나, 급격히 불어난 시장의 빈틈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수도관 특수’ 맞은 인도, 수급난에 발동동
공급은 줄어든 반면, 세계 최대 PVC 수입국인 인도의 수요는 오히려 폭발하고 있어 병목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인도 정부가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사상 최고 수준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도관 등 공공사업용 PVC 수요가 급증했다.
인도는 대만산 PVC에 크게 의존해왔으나, 포모사의 공급 차질로 인해 대체 공급선을 찾지 못해 주요 국가 프로젝트 지연 위기에 처했다.
◇ 한국 석유화학 업계에 주는 시사점
대만산 공급 공백은 LG화학, 한화솔루션 등 국내 PVC 생산 기업들에게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다만, 일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을 판가에 얼마나 적절히 전가하느냐가 수익성의 관건이다.
PVC 가격 폭등은 아파트 건설 현장의 배관 및 창호 자재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국내 건설사들은 건자재 수급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계약 단가 조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특정 해상 경로(호르무즈)에 의존하는 석유화학 원료 조달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 셰일가스 기반의 북미산 에틸렌 도입 비중 확대 등 근본적인 공급망 재편이 필요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