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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 시대 개막…반도체 투톱이 견인한 '초대형주 랠리'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비중.  그래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비중. 그래프=글로벌이코노믹
코스피가 마침내 6000선을 넘어섰다.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상승 마감하며 6083.86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6000선 고지를 밟았다.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도 5017조원으로 집계되며 5000조원 벽을 처음 허물었다. 지수와 시총이 동시에 역사를 다시 쓴 날이다.

다만, 이번 랠리의 결이 '전면 확산형'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합산 시총은 2634조원으로 전체의 52.5%를 차지했다. 시장 절반 이상이 10개 기업에 쏠려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48.3%)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4%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시총 증가분 1539조원 중 953조원을 상위 10개 기업이 흡수한 것으로 나타나 쏠림 현상은 수치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 중심에는 반도체 '투톱'이 있다. 삼성전자 시총은 1204조원(우선주 116조), SK하이닉스는 725조원으로 두 종목 합산시 2045조원에 달한다. 코스피 전체의 40% 수준이다. 지수 6000 돌파의 실질적 견인차가 반도체 2강이었다는 사실은 수치가 방증한다.

업황 개선 기대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삼성전자는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의 공고한 경쟁력이 밸류에이션 재평가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구조적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반도체가 코스피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지수 엔진'임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의 반등 흐름 이면에는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이 재가동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유럽 등 주요 거점을 잇달아 방문하며 엔비디아·TSMC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 확대에 직접 나서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서 삼성전자가 단순 부품 공급자가 아닌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과 차세대 HBM 납품 확대가 가시화될 경우,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시장에 형성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초 제시한 'SK하이닉스 시총 2000조원 도전' 구상도 다시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최 회장은 신간 '슈퍼 모멘텀'에서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며 장기 목표로 2000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HBM 시장에서의 가격 결정력 확보를 자신감의 근거로 내세웠다. 현재 700조원대인 시총이 1000조원, 나아가 2000조원에 근접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반도체 중심의 시총 편중은 한층 심화될 수밖에 없다. 지수 지형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코스피 6000 돌파는 분명 역사적 이정표다. 그러나 숫자 이면의 메시지는 냉정하다. 시장 외연이 넓어진 게 아니라, 소수의 초대형주가 더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투톱이 이끄는 강세 랠리의 지속성과 그 집중도가 시장 생태계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향후 지수 흐름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 6000 돌파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지수 상승의 질적 측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지수의 40%를 차지하는 구조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꺾이는 순간 지수 전체가 받는 충격도 그만큼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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