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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형제 황금분할 or 사업중복 해소] 한화 3형제 경영 분리, "산적한 과제 갈 길 멀다"

책임경영 앞세운 계열 분할
주주가치 제고는 향후 성과로 입증해야
서울 중구 장교동에 있는 한화그룹 본사 사옥 야경. 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장교동에 있는 한화그룹 본사 사옥 야경.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이 3형제간 사업 분할로 지배구조와 경영전략 전반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들이 산적해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분할은 방산·조선·해양·에너지·금융 부문이 남는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 부문을 담은 신설법인으로 ㈜한화를 나누는 구조다. 회사는 형제간 사업 중복 해소와 책임경영 강화를 분할의 핵심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재편의 핵심은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능과 성격에 따라 더 선명하게 구획했다는 점이다. 중공업·방산·에너지·금융 등 기존 주력 사업군은 하나의 축으로 정리되고, 테크·라이프 부문은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성장 단계와 사업 성격을 가진 영역들이 하나의 지배구조 안에 묶여 있던 기존 체계는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은 분할 이후 각 법인이 독립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어 의사결정 속도와 사업 집중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형제별 책임 영역이 명확해지면서 경영 성과에 대한 평가 기준도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사업 성격이 다른 영역 간 자원 배분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분할의 효과로 언급된다.
하지만 분할의 핵심 명분으로 제시된 '사업 중복 해소'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다른 해석이 나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화의 기존 사업구조를 보면 크게 중복된 사업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대부분 연관 산업 범주 안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확장된 구조이고, 부품과 완성 사업 혹은 서로 다른 밸류체인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영 효율성과 전문성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교수는 "연관성은 있지만 관련 다각화로 보기에는 애매한 영역들이 섞여 있었다"며 "이런 구조를 분리해 각자 전문적으로 맡기는 방식이라면 경영 효율성이나 집중도 측면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주가치 측면에서 김 교수는 "기업은 왜 비관련 다각화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는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면 되고, 기업은 자기 사업만 잘하면 되는 것이 기본적인 투자 이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각화를 통해 시너지가 난다는 믿음이 오랫동안 받아들여져 왔지만,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과 성장성을 높이는 것이 주주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이론적 정당성이 곧바로 시장 신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분할 이후 비용 절감 효과나 시너지 확대 가능성,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와 일정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분할 이후 실적과 투자계획을 통해 효과가 검증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과제가 남아있다. 형제별 독립 경영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지만 내부 견제와 균형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재계 전반이 이사회 중심 경영과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강조하는 흐름 속에서 이번 분할이 시장 친화적 개편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설명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용석·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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