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수주 가뭄 물꼬 튼 삼성 파운드리…2나노서 TSMC 추격 ‘청신호’

美 삼성 테일러 팹, 가동 시점 앞당길 가능성…가동시 2nm 시장 변화
인텔은 2nm 시장서 아웃…TSMC 독주체제서 삼성전자 본격 경쟁 돌입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를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를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가 테슬라로부터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빅테크 고객사 확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고 본격적인 2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경쟁에 돌입한다. 당장 테슬라를 시작으로 AMD·닌텐도를 비롯해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까지 수주 물량 확대에 성공하면서 2nm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인텔이 2nm 시장을 포기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TSMC 추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대규모 수주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의 팹(Fab) 가동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일러 팹에서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삼성전자가 가동 시점을 당길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테일러 팹은 삼성전자가 총 180억 달러(약 24조 원)를 투자해 미국에 건설 중인 시설로 당초 지난해 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비롯해 칩스법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는 가동을 내년까지 잇달아 연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공장 가동 연기 이유로 삼성전자가 빅테크 고객사 확보 실패에 따른 물량 부족을 지적해 왔지만 이번 수주로 이를 확실하게 해결하게 된 셈이다. 이에 당초 내년 예정이었던 테일러 팹의 공장 가동이 대폭 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클린룸 마감 시점을 4분기 초로 당기고 설비 반입 또한 앞당기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 팹의 가동은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부활을 의미한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4조 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승진 인사를 통해 한진만 사장을 파운드리 사업부장에 임명하고 2nm 등 최신 공정 양산 안정화에 주력해 왔다.

선단 공정에서 생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자가 확대됐지만 이번 수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평가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주에 대해) 선단 공정에서 수주가 필요했던 삼성전자에는 충분히 의미 있는 수주”라면서도 “이번 수주가 의미 있는 수익성 창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번 수주가 2nm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TSMC 추격의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와 인텔은 최신 기술 적용을 예고하면서 2nm 이하 시장 선점을 공언해 왔지만 인텔이 18A(1.8nm) 공정 사업성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시장 경쟁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삼성전자마저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TSMC가 시장을 독점해 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8nm 공정에서 생산되고 있는 테크라 T239칩셋이 적용된 닌텐도 스위치2의 판매 호조와 자체 AP인 엑시노스의 생산 확대 등은 파운드리 사업부 적자 탈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2nm 시장에서 TSMC에 빅테크 물량이 몰리는 추세”라면서 “이번 수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