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으로 민간인 200명 숨져, 재래식 분쟁 패배 시 테러·핵무기 사용 우려

◇ 혁명수비대 최고 지도부 17명 숨져, 포르도우 핵시설 타격 우려
며칠 만에 이스라엘은 이란군 최고 지도부를 없애고 주요 핵 시설을 치며 에너지 기반 시설을 폭격했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200명이 넘는 이란 민간인이 숨졌고, 이스라엘도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3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첫 번째 탄도 미사일은 텔아비브 중심부 이스라엘 국방 본부 근처를 강타했고, 다른 미사일은 하이파 정유 단지를 쳐서 파이프라인과 송전선을 망가뜨렸다.
이스라엘은 혁명수비대의 국제 부대인 쿠드스군 본부를 치고, 이란의 미사일 무기고를 쏘는 데 필요한 수십 대의 발사대를 없앰과 동시에 혁명수비대 고위 사령관 최소 17명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테헤란 정권의 정보기관들은 굴욕을 당했고 방공망은 거의 바닥났다.
일반적으로 미국만이 포르도우에 있는 이란의 지하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강한 폭탄을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스라엘의 전 총리 에후드 바라크은 "진실은 미국인들조차도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몇 달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그 정권 자체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60% 농축만으로도 핵무기 제조 가능, 하이파 항구 '방사능 폭탄' 우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60%까지 농축한 상당한 우라늄을 쌓아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통 핵무기를 만들려면 90% 농축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무기 전문가들은 60% 농축 우라늄만으로도 조잡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와 사라 버크하르트는 "60%까지 농축하면 비교적 작은 핵폭발물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80%나 90%까지 더 농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런 무기가 "이란을 핵 보유국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항공기, 선적 컨테이너나 트럭 같은 조잡한 운송 수단으로 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방 안보 관계자들이 걱정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이란이 이스라엘 하이파 항구 근처에서 배를 사용해 '방사능 폭탄'을 터뜨리는 것이다. 이 폭탄은 일반 폭발물을 사용해 방사능 물질을 흩뿌리는 무기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끝내도록 충격을 주려고 조잡한 핵무기 시연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은 이란이 몰래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고위 정책 입안자는 "이 전쟁이 아직 3차 세계대전으로 번지지 않은 까닭은 이란이 재래식 반격 수단이 매우 제한돼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 정도 강도로 전투를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이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그 까닭으로 이스라엘의 무기 저장량의 제한을 언급했다.
◇ 86세 하메네이 40년 통치 최대 시험, 대안 부재가 억제력
86세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40년 통치의 가장 엄격한 시험을 맞는 가운데, 채텀 하우스의 중동 책임자 사남 바킬은 "하메네이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의 우선순위는 정권의 생존이며, 이란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판세를 뒤집는 것"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을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으로 보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승리"라고 분석했다.
지금으로서는 이란 정권을 바꿀 믿을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이 이란 통치자들을 보호하는 가장 강한 억제력으로 남아 있다. 개혁파 정치인이자 전직 정치범인 모하마드 아트리안파르는 "이란 안팎을 막론하고 현 체제를 견줄 만한 대안은 없으며, 내부 개혁이 유일하게 현실이 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혁명 열정은 더는 국민을 붙잡지 못하며, 국가를 무조건 지지하지도 않는다. 대신 정권은 신정 지도부를 향한 전례 없는 대중 불만이 터져 나오는 시기에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한 뒤, 정권 비판자들을 포함한 많은 이란인들에게 국가 안보는 경제 걱정이나 정치 자유 요구를 앞질렀다.
한편 지금 이란은 이스라엘을 넘어서는 사태 악화를 피하고 있다. 이 지역 미군 기지 공격이나 세계 해상 석유의 거의 3분의 1이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선박 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같은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시설 표적화 같은 위협을 아직 실행하지 않고 있다. 바킬은 "그들은 이것을 억제하고 싶어 하며, 그들의 목표는 가능한 한 오래 저항하면서 출구를 찾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