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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무역전쟁 심화, 양국 알코올 산업 타격 불가피

트럼프, 유럽산 알코올에 200% 관세 경고... 100억 달러 규모 분쟁으로 확대
프랑스 와인·위스키 등 주요 품목 타격... 양측 모두 경제적 손실 우려
와인 배럴이 2025년 2월 7일 스페인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페나피엘에 있는 프로토스 와이너리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와인 배럴이 2025년 2월 7일 스페인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페나피엘에 있는 프로토스 와이너리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산 와인과 샴페인 등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100억 달러(약 14조 5450억 원) 규모의 국제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알코올 관세 분쟁은 기존 철강·알루미늄 관세 갈등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양측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배런스는 최근 이처럼 관세 전쟁의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EU가 위스키에 불쾌한 50%의 관세를 부과했다""그 관세가 철폐되지 않으면 미국은 곧 프랑스와 다른 유럽연합 대표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 샴페인, 알코올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입니다.

이러한 알코올 관세 위협은 하루 전인 12EU가 미국산 위스키, 오토바이, 모터보트 등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부과한 25%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EU의 대응이었다. EU는 관세가 최대 280억 달러의 미국 상품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수입 와인 90달러로 급등... 소비자 부담 가중
관세 위협은 양측의 수출입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은 EU로부터 약 54억 달러의 와인을 수입했으며, 이 중 약 17억 달러가 스파클링 와인이다. 또한, 10억 달러 이상의 맥주와 보드카, , 위스키 같은 35억 달러 이상의 증류주를 수입했다.

반면 지난 14일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약 15억 달러 규모의 위스키를 해외에 수출했으며, 이 중 절반인 약 75000만 달러가 EU로 향했다. 특히 인기 브랜드 잭 다니엘스를 생산하는 브라운-포먼은 2024 회계연도에 자사 제3의 시장인 독일에서만 26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브라운-포먼 CEO 로슨 화이팅은 지난 12일 컨퍼런스에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의 고관세가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와인회사위원회 사무총장 이그나시오 산체스 레카르테는 "우리가 200% 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많은 기업들에게 심각한 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와인 양조 명가의 람베르토 프레스코발디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바꿀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20달러대의 와인이 관세로 인해 90달러로 급등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류주 위원회 CEO 크리스 스웡거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EU와 영점 관세 협정을 확보하여 호스피탈리티 산업과 제품을 수출하는 미국 수제 증류주 제조업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양측 대응 격화... 캐나다·일본도 가세

이번 관세 갈등은 트럼프의 첫 임기 때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프랑스의 기술기업 과세 계획에 대응해 프랑스산 와인과 치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실제 발효 전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 바 있다. 또한, 보잉과 에어버스 분쟁으로 인한 관세도 20215년간 휴전 합의로 중단됐다.

로랑 생 마르탱 프랑스 무역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X"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일으킨 무역전쟁을 확대하고 있다""프랑스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파트너들과 함께 보복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반면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관세가 세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세를 좋아하지 않으며, 사업과 소비자에게 나쁘다""우리가 협상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EU 대변인에 따르면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금요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다.

이번 무역 갈등은 양측 모두에게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의 와인 산업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미국 와인 판매액은 1079억 달러로 5년 전보다 46% 증가했지만, 이는 주로 인플레이션과 가격 상승 때문이며, 테이블 와인 판매량은 202137000만 케이스에서 202331900만 케이스로 감소했다.

도메인 카네로스의 CEO 레미 코헨은 WSJ"유통업체, 소매업체, 레스토랑 등이 악영향을 받으면 업계 전체에 걸쳐 고통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이미 미국산 주류에 대한 보복 조치를 시작했다. 온타리오주 주지사 더그 포드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켄터키 주지사는 '우리 버번을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주지사님, 그것이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이라고 말했다""켄터키 버번 제조업체들의 경우, 그들은 끝났고, 그들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음료 제조업체 중 하나인 아사히 그룹도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사히는 이번 주 위스콘신에 인수한 공장에서 주력 상품인 아사히 슈퍼 드라이 맥주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아사히 CEO 아츠시 카츠키는 "우리는 그것(관세 위협)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맨해튼 누르트윅 레스토랑의 공동 소유주이자 소믈리에인 세드릭 니카이즈는 WSJ"미국 소비자들이 음주 습관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부르고뉴를 마신다면, 피노 누아를 마실 수도 있지만, 칵테일을 마실 수도 있다. 그냥 미국 와인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 와인을 마시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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