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매 30% 급감에 엔진 라인 절반 '셧다운'...우한·광저우에 EV 전용 공장 가동

닛케이에 따르면, 혼다는 중국 둥펑자동차그룹과의 합작사인 '둥펑혼다 엔진'이 광동성 광저우시에 운영 중인 엔진 공장의 생산 능력을 연간 52만 기에서 26만 기로 절반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말 1개 생산 라인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번 생산 능력 감축은 혼다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엔진 차량의 30%에 달하는 규모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혼다는 이미 지난 1월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과 합작 운영하는 엔진차 조립 공장 3곳 중 1곳의 가동도 중단한 바 있다. 해당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24만 대에 달한다. 닛케이는 혼다가 이 두 공장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혼다의 중국 시장 판매 실적은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2024년 혼다의 중국 판매량은 85만 대로, 전년 대비 30%나 급감하며 9년 만에 연간 100만 대 판매선이 무너졌다. 혼다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 생산 체제 재편에 착수한 상태다. 닛케이에 따르면, 전기차(EV) 전용 공장을 제외한 중국 내 혼다의 생산 능력은 2024년 초 149만 대에서 96만 대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신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비중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야디(BYD)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닛케이는 토요타, 닛산 등 다른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도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닛산 또한 생산 능력 감축을 검토 중이나, 혼다의 감축 규모는 일본 업체 중 최대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혼다는 전기차 중심으로의 전환을 통해 생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혼다는 지난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광저우시에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추가로 가동해 전기차 연간 생산 능력을 24만 대까지 확보했다.
이러한 혼다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전기차 생산 확대 움직임은 중국 시장의 급변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닛케이는 지난해 11월 혼다가 광저우시에서 열린 자동차 쇼에 엔진 탑재 자동차를 전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엔진 명가'로 알려진 혼다가 엔진차 생산은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